김오수 법무부 차관이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검찰개혁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김오수 법무부 차관이 27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 차관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비리 사건과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수사를 염두에 둔 듯 “지난해 6월부터 지금까지 10개월은 마치 3년처럼 길고 힘들었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오는 6월 임기가 끝나는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의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김 차관은 이날 오후 2시 경기도 과천시 법무부 청사에서 이임식을 열고 1년10개월의 차관 생활을 마무리했다. 김 차관은 2018년 6월 차관에 임명된 뒤 박상기·조국·추미애 장관 3명과 호흡을 맞췄다.
김 차관은 이임사에서 “지난 공직생활 중 힘들고 어렵지 않은 때가 없었지만 지난해 6월부터 지금까지 10개월은 마치 3년처럼 길고 힘들었다. (중략) 고백합니다만 저는 지난해 6월부터 열정이 식고 맡은 업무가 더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며 그만둘 때가 언제일지를 항상 고민해 오고 있었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 일가 비리와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등 수사가 이어지던 시기에 청와대·법무부와 검찰 사이에서 업무 조율이 쉽지 않았음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차관은 “공직자로서 처와 결혼해 아들딸 낳고 키우며 전국 곳곳에서 생활하는 기쁨을 맛보았다. (중략) 1989년 사법연수원생으로 공직을 시작해 31년이 넘는 동안 지금의 저를 있게 해주신 사법연수원, 강원도 화천 7사단, 전국 검찰청, 과천 법무부 등에서 함께 근무하며 어울렸던 많은 분께 고개 숙여 고맙고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는 “공직을 수행하면서 부족한 인품과 열정과 의욕만 앞세워 화를 내거나 여러분의 마음을 다치게 한 경우도 많았다. 일일이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해야겠지만 이렇게 급히 떠나게 되는 것이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정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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