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불법행위를 동원한 철거사업을 벌여 ‘철거왕’으로 불렸던 다원그룹 회장 이금열(50)씨의 최측근이 지명수배 7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이씨가 함구하며 가로막혔던 정·관계 고위층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가 재개될지 관심이 모인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달 하순 지명수배 명단에 있던 폭력조직 ‘모래내파’ 부두목 박아무개씨를 붙잡아 서울중앙지검에 기소 의견으로 구속 송치했다고 30일 밝혔다. 박씨는 이씨의 ‘오른팔’로 통하던 인물이다. 박씨는 폭행 및 입찰방해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또 서울 가재울 4구역 재개발 사업에서 정비사업 전문관리업자로 활동할 당시 대형건설사로부터 50억원을 챙긴 혐의도 수사 대상이다.
7년 동안 모습을 감췄던 박씨가 체포되면서 이금열씨의 고위층 로비 의혹도 다시 수사할지 관심이 모인다. 이씨는 2006년 11월부터 2013년 4월까지 직원들에게 지시해 회삿돈 884억원과 아파트 허위분양으로 대출받은 168억원 등 1천52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로 2014년 기소됐으며 2015년 징역 5년형을 확정받고 복역했다. 당시 검찰은 이씨의 로비 정황이 담긴 목록을 압수했지만 이씨가 함구해 수사를 이어가지 못했다. 체포된 박씨가 당시 이씨의 금품 전달책 구실을 한 것으로 알려져, 이 대목도 검찰 수사에서 다시 규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