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겨우 한가마니 먹는다…식생활 서구화 등 원인
한 사람이 한해 먹는 쌀이 한가마니로 줄었다. 10일 통계청의 ‘2005 양곡년도(2004.11~2005.10) 가구부문 1인당 쌀 소비량’을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지난해 하루 평균 221.2g의 밥을 먹어, 하루에 두 공기(1공기 120~130g)도 채 먹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80.7㎏으로 전년보다 1.6%(1.3㎏) 줄어들었다. 1인당 쌀 소비량은 지난 1970년 136.4㎏(사상 최고)으로 지금의 1.7배 규모였고, 80년대까지도 120㎏대를 유지했으나, 84년 이후 지난해까지 21년째 계속 줄고 있다. 쌀 소비가 줄어드는 이유는 식생활이 서구화·다양화되면서 쌀 이외의 다른 식품을 많이 먹을 뿐 아니라 20~30대를 중심으로 한 다이어트 열풍과 바쁜 직장생활로 아침식사를 거르는 것과도 연관이 많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로 이번 통계조사에서 국민 한 사람이 한달에 평균 2차례 이상 식사를 거르고 있고, 20대 여성은 결식횟수가 한달 평균 5.2회로 가장 높았다. 쌀 소비가 계속 줄어듬에 따라 쌀 재고 문제도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말 국내 쌀 재고량은 672만석으로 추정돼 적정 재고량(600만석 내외)을 초과했고, 올해 754만석을 넘어설 것으로 보여 쌀 재고 관리비용도 상당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1인당 쌀 소비량은 아직까진 그나마 일본(61.9㎏)과 대만(48.6㎏)에 견줘선 많은 편이어서, 앞으로 쌀 소비량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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