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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모래 쏟고 “내가 왕” 과시하고…갑질에 우는 경비노동자

등록 2020-05-14 16:23수정 2020-05-15 02:31

경비노동자 4명 중 1명 “비인격적 대우 경험”
현행 공동주택관리법엔 가해자 처벌 조항 없어
최희석씨 유족 “비정규직 갑질 끊어내는 제도 필요”
12일 오전 서울 강북구 우이동 한 아파트 경비실 앞에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고 최희석 경비노동자 추모 긴급 기자회견에 앞서 시민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 이날 시민단체들은 고 최희석씨가 근무하던 아파트 경비초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려다 관리사무소장과 일부 주민들이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아파트 외부에서 진행할 것을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에게 요구 진행하지 못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12일 오전 서울 강북구 우이동 한 아파트 경비실 앞에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고 최희석 경비노동자 추모 긴급 기자회견에 앞서 시민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 이날 시민단체들은 고 최희석씨가 근무하던 아파트 경비초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려다 관리사무소장과 일부 주민들이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아파트 외부에서 진행할 것을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에게 요구 진행하지 못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1.

 “어머니가 아파트 미화원으로 일하시는데 입주민이 어머니를 내쫓으려고 합니다. 빽빽 소리 지르는 건 예사이고, 일부러 모래를 쏟고 음식물 쓰레기를 뿌린다고 해요.”

#2.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이 아침 직원회의 때마다 시설기사들을 모아놓고 ‘내가 왕이다, 언제든지 너희를 내쫓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아파트 입주민에 의한 갑질 피해는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에 꾸준히 접수되는 제보다. 지난 10일 서울 강북구의 아파트에서 경비원 최희석(59)씨가 주민의 갑질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부터 아파트 경비·미화원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폭언과 폭행은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왔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가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경비노동자 3388명 가운데 24.4%가 입주민으로부터 비인격적 대우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지난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최근 5년간 관리사무소 직원이 공공임대주택 입주민에 의해 입은 폭언∙폭행 피해가 2923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노동자들 대다수는 고령에 비정규직으로, 노동조합 가입자도 적을뿐더러 갑질 피해를 겪어도 신고에 어려움을 겪는다. 현행 제도도 가해자 처벌에 한계가 있다. 공동주택관리법에 입주자가 아파트 노동자를 대상으로 부당한 지시를 해선 안 된다는 조항이 있지만, ‘부당지시’의 내용이 명확하지 않고 가해자 처벌조항이 마련돼 있지 않다. 직장갑질119는 입주민 갑질을 근절하기 위해선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과 같은 조항을 공동주택관리법에 신설하고,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사용자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최씨 유족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최씨의 형은 14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동생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30만명이 넘게 서명했다. 유족으로서 감사하다”며 “비정규직 갑질을 끊어낼 수 있는 확실한 제도가 있으면 좋겠다. 나도 목소리를 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날 서울 강북구청 앞 분향소에서 열린 촛불추모제에는 시민 100여명이 참석해 가해자 처벌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박윤경 기자 yg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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