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을 앞둔 권순일 대법관의 후임자 추천을 위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에 부장판사가 아닌 평판사가 처음으로 참여하게 된다.
대법관후보 추천위원을 뽑는 전국법관대표회의 투표 결과를 14일 확인한 결과 서울중앙지법 평판사인 백주연 판사(42·사법연수원 36기)가 선출됐다. 백 판사는 판사 125명이 참여한 전국법관대표회의 투표에서 과반의 득표를 얻었다. 대법관 제청권을 가진 대법원장에게 후보를 추천하는 대법관후보추천위는 선임 대법관과 법원행정처장, 법무부 장관, 대한변호사협회장 등이 당연직을 맡고 비법조인 3인과 ‘대법관 아닌 판사’로 구성된다. ‘대법관 아닌 판사’로 지금까지 부장판사들이 참여했는데 백 판사는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추천위원을 선출하기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평판사로서 대법관 후보 추천에 목소리를 내게 됐다. 백 판사는 소견문에서 “법원에 있으면서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분들이 대법원을 구성하시면 좋겠다는 바람도 갖게 됐다. 그런 활동에 맞는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전국법관대표회의 소속 한 판사는 “법원이 여러 판사들의 추천을 받아 젊은 판사를 대표로 보낸 것은 법원의 건강함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백 판사가 일선 판사들을 대표해 추천위원으로 활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인물이 대법관이 돼야 할지 판사들의 의견을 잘 청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백 판사는 2017년 전국법관대표회의 수원지방법원 대표를 맡았고 현재는 법원 내 최대 연구회인 젠더법연구회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젠더법연구회 내 소모임인 ‘재판 다시 돌아보기 팀’에서 성범죄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 인격권 침해를 방지하고 구제 방안을 연구하는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