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가 상담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에 따른 고용충격이 아이엠에프(IMF) 외환위기 때보다 심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18일 내놓은 ’코로나 위기와 4월 고용동향’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고용위기 첫 두 달의 취업자 감소 규모가, 외환위기 첫 두 달의 감소 규모를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를 보면 지난달 국내 취업자 수(계절 조정 기준)는 2650만명으로, 코로나19 전인 2월(2752만명)보다 102만명 줄었다. 외환위기 당시 고용충격이 본격화하기 직전인 1997년 12월 2122만명이던 취업자 수가 2개월 만인 1998년 2월 2030만명으로 92만명 줄어든 것보다 감소 폭이 크다. 이를 근거로 김 이사장은 “외환위기 14개월 동안 취업자 수는 160만명 감소했는데, 코로나 위기에 따른 취업자 수 감소 폭은 이를 크게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계청은 월별 고용동향을 발표할 때 계절적 요인을 고려해 취업자 수 증감을 ‘전년 동월’과 비교하는데, 김 이사장은 두 달 전과 비교했다. 이에 따라 4월 취업자 수는 통계청 기준으로 48만명 줄었지만, 두 달 전보다는 그보다 두배 이상 많은 102만명 줄었다. 이와 관련해 김 이사장은 “코로나19라는 경기변동이 고용에 미친 영향을 추정하려면 (전년 동월이 아니라) 전월 또는 코로나19 발생 전인 2월 대비 자료가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 위기에 따른 일자리 상실이 여성, 고령자, 임시일용직 등 취약계층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올해 2월에서 4월 사이 취업자 감소 폭은 여성(62만명)이 남성(40만명)보다 컸다. 연령별로는 60살 이상(43만6천명), 15∼29살(20만9천명), 50대(19만2천명), 30대(17만6천명), 40대(15만8천명)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임시직(45만2천명), 일용직(13만9천명)에서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이사장은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코로나 위기가) 앞으로 한국 사회의 불평등을 더욱 심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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