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이 지난 26일 대낮에 공항철도 서울역에서 모르는 남성으로부터 폭행을 당해 광대뼈가 부러진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여성들을 중심으로 공분이 모이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지 7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가해자가 붙잡히지 않아 “경찰이 수사에 미온적인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이 사건은 지난달 29일 피해자 ㄱ(32)씨의 언니 ㄴ씨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자신의 동생이 지난달 26일 공항철도 서울역에서 모르는 남성으로부터 욕설을 듣고 주먹으로 맞아 얼굴 광대뼈가 부러졌다는 내용이다. ㄴ씨는 이 글에서 “이것은 명백한 고의적, 일방적 폭행이자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여성혐오 폭력”이라며 “여전히 여성혐오적인 폭력이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건이 알려지자 에스엔에스를 중심으로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누리꾼들은 트위터에 ‘#서울역묻지마폭행’, ‘#여성혐오범죄’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대낮에도 주저하지 않고 여성을 폭행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위험한 범죄자와 사회의 묵인하는 분위기를 방조할 수 없습니다”(@rad_bunsb***), “이 나라는 2016년(강남역 살인사건)에서 조금도 발전하지 않았다”(@_study_femin***) 등의 글을 올리며 이 사건을 여성혐오 범죄로 규정하고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경찰 대응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당시 사건 발생 장소는 시시티브이(CCTV) 사각지대여서 폭행 장면이 촬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철도에서 일어난 이번 사건은 국토교통부 산하 철도특별사법경찰대 소관이다. ㄴ씨는 글에서 “경찰대의 담당자는 이렇게 CCTV가 없는 상황이 있어 수사에 걸림이 되어왔다는 이야기를 제게 했다”며 “그동안 수사에 걸림이 되었다면 개선했어야 하고, 개선을 해왔어야 하는 것이 맞다. 만약 가해자가 잡히고, 목격자의 진술만으로 부족하여 가해자가 처벌받을 수 없다면 그동안 이런 상황을 알면서도 개선하지 못한 서울역과 경찰대, 그리고 시설 운영 관련 담당자들은 어떤 책임을 지실 건가”라고 비판했다.
누리꾼들도 “확진자 동선은 잘 찾으면서 이거 범인 하나 못 찾아? 이게 나란가”(@Ram_11***), “사각지대에서 폭행 당해서 범인을 못 잡는다고? 피해자가 가해자의 인상착의를 기억하고 있으면 다른 CCTV도 다 뒤져봐야하는 거 아님?”(@KSAL_***) 등 적극적인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사건 장소와 사진, 시간을 공유하며 목격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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