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70주년 설치미술 특별전이 시작한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북측광장에서 ‘달 항아리’가 설치되어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거대한 조형물이 나타났다. 움직이기까지 한다. 설치작가 강익중씨(60)가 6·25전쟁 70주년을 기념해 만든 설치작품 ‘광화문 아리랑’이다. ‘광화문 아리랑’은 강씨가 한국과 6·25전쟁 유엔 참전국 어린이 1만 2000명과 협업해 만든 공공미술 작품으로, 6·25전쟁 70주년사업추진위원회가 ‘평화를 위한 기억, 그리고 한걸음’을 주제로 여는 특별전 형식으로 오늘 공개됐다.
가로, 세로, 높이가 8m인 정육면체 모양인 ‘광화문 아리랑’은 정육면체의 윗부분과 아랫부분을 따로 제작해 위와 아래로 나뉘어 있으며, 6·25전쟁 70주년을 상징하는 뜻에서 70초마다 90도씩 회전한다. 거대한 조형물이 천천히 움직이는 것을 통해 역사가 과거에서 미래로 서서히 흐르는 것을 암시한다.
‘광화문 아리랑’에 아리랑 가사가 쓰여 있다. 글자와 글자 사이에는 국내외 전사자 17만5801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김혜윤 기자
‘광화문 아리랑’은 각 면의 한가운데에 커다란 달항아리 그림이 있고, 달항아리 표면은 어린이들의 그림으로 채웠다. 23개국 어린이들이 가로, 세로 3인치(7.62㎝)인 정사각형 종이에 참전용사들의 희생 덕분에 현재 평화롭게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과 어린이들이 꿈꾸는 미래의 모습, 호국 영령에게 쓴 감사의 메시지 등을 담아 보내왔다.
항아리 주변은 강익중씨가 직접 쓴 한글작품 ‘아리랑’이 둘러싸고 있다. ‘아리랑’은 우리 민족을 하나로 묶어주고 소통하게 해주는 노래라는 점에서 한국과 참전국을 이어주고, 전쟁에서 희생된 참전국 전사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강씨는 설명했다. ‘아리랑'의 글자와 글자 사이에는 국내외 전사자 17만 5801명의 이름을 새겨 넋을 기억하도록 했다.
광화문 아리랑은 2007년 광화문 복원 현장에 가림막으로 ‘광화문에 뜬 달’을 설치한 데 이은 강익중씨의 두번째 공공미술 프로젝트다. 전시는 오는 30일까지 이어지며, 이후에는 부산 유엔평화기념관 야외광장으로 옮겨 전시하게 된다.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북측광장에 설치된 `광화문 아리랑' 각 면에 대한민국과 6·25 참전국 어린이들이 보낸 그림들이 붙어 있다. 김혜윤 기자
6.25전쟁 70주년 설치미술 특별전이 시작한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북측광장에서 `광화문 아리랑'을 한 관람객이 찍고 있다. 김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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