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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현대차 하청업체에 비규격 부품 직원들이 돈받고 눈감아

등록 2006-01-13 06:58수정 2006-01-13 07:01

울산공장 1천만~2억7천만원 받은 7명 해고…내부감사로 밝혀
관련부서 동의받고 개인계좌 전면조사
전국 공장으로 확대
현대자동차 직원들이 하청업체들로부터 각종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정기적으로 금품을 상납받은 사실이 자체 감사에서 밝혀져 무더기로 해고됐다. 특히 이들은 규정에 어긋나는 부품까지 눈감아준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자동차 감사팀은 울산공장 품질관리2부 소속 과장 1명, 대리 3명, 사원 2명 등 6명과 엔진품질관리부 사원 1명 등 7명이 40여 사외 하청업체로부터 1천만원~ 2억7천여만원의 금품을 정기적으로 받은 사실을 밝혀내고, 이들을 11일자로 징계해고했다.

이들은 길게는 5~6년 전부터 명절과 여름휴가는 물론 평소에도 은행계좌 등으로 사외 하청업체들로부터 금품을 받아왔다. 일부는 사출기 등 하청업체 생산설비 구입에 투자한 뒤 이익금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들은 하청업체들이 납품한 각종 부품에서 잘못이 발견되면 일단 돌려보낸 뒤 다시 정품을 납품할 때 이들 문제가 있는 부품을 몇 개씩 끼워넣도록 하는 등의 방법으로 하청업체들의 비규격 부품 납품을 눈감아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비규격 부품들은 자동차 제조에 사용됐으며, 그 결과 출고된 완성 차량의 일부 결함을 초래하는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현대자동차 쪽은 “징계해고자들이 부품검사 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지 않았을 뿐 부품 자체가 불량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10월 한 하청업체가 “원청업체 직원들이 뒷돈을 요구해 경영에 애로가 많다”며 현대자동차 쪽에 투서를 넣은 데 이어 익명의 현대자동차 직원도 하청업체와의 관행적인 금품수수 사실을 고발해 이뤄졌다.

감사팀은 하청업체와 연관성이 있는 모든 부서원들의 동의를 얻어 1998년부터 최근까지 거래된 개인 은행계좌를 먼저 확인한 뒤 돈을 건넨 것으로 나타난 40여 하청업체의 법인 및 대표의 은행계좌와 회계장부를 조사했다. 또 하청업체 대표를 직접 울산공장으로 불러 금품제공 사실을 확인했다.

한 하청업체 관계자는 “해마다 납품단가가 깎여 직원들의 임금을 겨우 주고 있는데 불량 판정을 받아 납품을 하지 못하면 기업 존립 자체가 어렵다”며 “원청직원들에게 잘보이기 위해 금품을 건네는 것은 하청업체 사이에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털어놨다.

감사팀은 1차 해고자들 외에도 다른 직원들이 하청업체로부터 친인척 등의 차명계좌나 현금으로 직접 건네받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이 투명경영을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는데 이런 불미스런 일이 일어나 당혹스럽다”며 “전방위로 감사를 벌이는 것은 세계 일류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썩은 살을 과감히 도려내야 한다고 판단한 때문”이라고 말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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