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던 트럭에서 감자 쏟아 다른 운전자 상해 ‘금고형’

도로 반대편 차량 2대, 13톤 감자 덮쳐
유아 포함해 6명 ‘2~4주 치료’ 상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김명진 기자 [e-mail]

부실하게 실은 감자를 도로에 쏟아 반대 차로를 달리던 운전자를 다치게 한 트럭 운전자에게 법원이 금고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장원정 판사는 트럭에 실은 적재물에 필요한 조처를 해야 할 업무상 주의 의무를 게을리 한 혐의(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진 트럭 운전자 최아무개씨에게 금고 8개월을 선고했다. 금고형은 교도소에 수감은 되지만, 강제 노역은 하지 않는다.

최씨는 지난해 11월 약 13톤에 달하는 망에 담긴 감자를 랩으로만 감싸 그대로 트럭에 실어 강릉의 편도 1차로를 달리던 중 오른쪽으로 굽은 내리막길에서 앞 차량을 추월하다 속도를 제어하지 못했다. 이에 트럭이 흔들리면서 적재함 문이 열리는 바람에 감자들이 도로에 쏟아졌다.

떨어진 감자는 도로 반대 방향에서 달리던 한 차량의 앞유리와 보닛을 들이받았고 또 다른 차량의 앞부분을 덮쳤다. 두 차량에 탑승한 운전자와 동승자 6명 모두 2~4주간의 치료를 필요로 하는 상해를 입었다.

장 판사는 “화물차로 비탈길을 달리며 다른 차량을 추월까지 한 정황이 불량하다”며 “갑자기 감자가 쏟아지는 사고를 당한 피해자들의 충격과 공포가 컸으리라 보이며, 특히 피해 차량 한 대에는 유아를 포함한 일가족이 타고 있었던 상태로 그 피해가 중하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피해자들이 트라우마를 호소하며 엄벌을 탄원함에도 (운전자가) 피해자들에게 진지한 용서를 구하지 않아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면서도 “당시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운전사의 주장 등을 유리하게 참작한다”고 밝혔다.

장필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