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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성소수자 축복해 재판대 선 이동환 목사…대책위 꾸려

등록 2020-06-24 15:26수정 2020-06-24 15:39

“축복이 혐오를 이긴다”
성소수자 축제서 축복기도해 교회 재판 회부된 이동환 목사
교인 20여명 모여 대책위 꾸려
“긴 싸움 될지도…차별적 조항 바꾸어 낼 것”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한감리교 본부선교국 앞 희망광장에서 ‘성소수자 축복기도로 재판받는 이동환 목사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이동환 목사 기소결정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한감리교 본부선교국 앞 희망광장에서 ‘성소수자 축복기도로 재판받는 이동환 목사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이동환 목사 기소결정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장맛비가 쏟아진 24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기독교대한감리회연회본부 앞에 무지개가 그려진 손팻말을 든 시민들 100여명이 모였다. 성소수자 축제에 참석해 축복기도를 한 이동환 영광제일교회 목사가 동성애를 찬성했다는 이유로 교회 재판에 기소된 것을 규탄하기 위해서다.

이 목사를 지지하는 교인 20여명으로 꾸려진 ‘성소수자 축복기도로 재판받는 이동환 목사 대책위원회’(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 목사에 대한 기소를 기각하라고 촉구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경기연회 심사위원회(심사위)는 지난해 8월31일 인천 부평구에서 열린 ‘퀴어문화 축제’에 참석해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이유로 이 목사를 17일 종교 재판에 넘겼다. 감리교법인 ‘교리와 장정’ 재판법에서는 기소 이후 2달 안에 재판 결과를 내야 한다고 규정한다. (관련기사▶‘성소수자 교인’ 위해 기도한 목사 종교 재판대에 세우는 감리교법)

검은 정장 차림으로 마이크를 잡은 이 목사는 자신의 축복 기도가 목사로서 응당 해야 할 일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목사는 “기독교대한감리회 ‘교리와 장정’에 ‘동성애 찬성 및 동조’에 대한 처벌 조항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처음 축복기도 부탁을 받았을 때는 잠깐의 고민이 있었다. 하지만 목사로서 응당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 이내 흔쾌히 수락했다”며 “누군가에게 복을 빌어준다는 것으로 교단 재판까지 받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목사는 “감리교 목회자로서 ‘교리와 장정’(감리교법)을 존중할 것이다. 그러나 그리스도 정신에 어긋나는 차별적 조항은 고쳐져야 한다. 어쩌면 긴 싸움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이 조항을 바꾸어 나가는 데 힘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한감리교 본부선교국 앞 희망광장에서 ‘성소수자 축복기도로 재판받는 이동환 목사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이동환 목사 기소결정 규탄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마이크를 쥔 이 목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한감리교 본부선교국 앞 희망광장에서 ‘성소수자 축복기도로 재판받는 이동환 목사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이동환 목사 기소결정 규탄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마이크를 쥔 이 목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이날 기자회견에선 이 목사를 재판에 서게 만든 감리교법 교리와장정 재판법 제3조8항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감리교신학대학교 총여학생회장인 조은소리(22)씨는 “학교에서 탈동성애라는 주제를 가진 성소수자 혐오 세미나가 열린 적이 있다. 그날 세미나가 진행되는 건물 앞에서 ‘혐오와 차별 반대를 위한 기도회’가 열렸지만 ‘교리와 장정’의 동성애 처벌 조항 때문에 기도회에 가는 것을 주저했고, 결국 참석해보니 참가자 대다수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것을 봤다”며 “교리와 장정이 개인의 신앙을 얼마나 가두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리와 장정을 이유로 성소수자에 대한 논의의 장을 충분히 마련하지 않은 학교도 이 문제에 함께 연대해달라”고 요청했다.

대책위는 성명문에서 교리와 장정 개정과 함께 감리교단이 다양한 소수자를 환대하는 교단으로 거듭나기를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해 이 목사가 성소수자 축제에서 성소수자를 축복하며 꽃가루를 뿌린 축복식을 재연하며 기자회견을 마무리 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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