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일본군 ‘위안부’ 및 강제징용 피해자 유족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 등 <반일 종족주의와의 투쟁> 집필진 및 류석춘 연세대 교수를 고소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이용수(92) 할머니를 비롯한 일본군 ‘위안부’·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들이 ‘역사 왜곡’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와 류석춘 연세대 교수를 고소‧고발하기로 했다.
위안부 피해자 유족과 강제징용 피해자 유족 9명은 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영훈 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를 비롯한 <반일 종족주의와의 투쟁> 집필진들과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교수는 지난 5월26일 열린 한 토론회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생’으로 일컫고, 두 달 뒤 “위안부는 매춘부였으며 강제징용은 조선인들이 입신양명할 수 있는 기회”라는 주장을 담은 <반일종족주의>를 출간했다. 류 교수 역시 지난해 9월 학교 강의에서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말해 학교로부터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강제징용 피해자 유족 이윤재씨는 “(이 전 교수 등은) 유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자기 가족이었으면 내뱉지 못할 말이고 책임질 수 없는 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다른 유족 장덕환씨도 “지식인이라는 사람의 말과 행동이 개탄스럽다”고 항의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하기로했던 이용수 할머니는 건강 문제로 참석하지 못했지만 고소인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들은 다음주 초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낼 계획이다.
소송대리인인 양태정 변호사는 “이 전 교수 등의 발언은 당시 생존자들의 증언에 전혀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일본 우익의 논리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며 “명예훼손, 사자명예훼손,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말했다.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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