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숙현 가족, 세상 떠나기 전날 인권위 진정 접수했다

인권위, 이날 현지 출장조사

국가대표와 청소년 대표로 뛴 23세의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선수 최숙현씨가 2013년 전국 해양스포츠제전에 참가해 금메달을 목에 거는 모습. 최숙현 선수 유족 제공.

최숙현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선수가 감독 등의 가혹행위로 세상을 등지기 하루 전, 최선수 가족이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차별 진정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지막 순간까지 소속팀의 가해 사실을 알리고 피해를 바로잡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인권위 관계자는 3일 “지난달 25일 최숙현 선수 사건과 관련돼 진정이 들어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정은 최 선수의 가족을 대리하는 법무법인에서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진정 하루 뒤인 지난달 26일 최 선수는 가족에게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문자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앞서 지난 2월에도 최 선수의 가족은 인권위에 진정을 접수했으나 이후 형사 고발을 택하며 진정을 취하했다. 지난 5월29일 경북 경주경찰서는 감독에게 사기, 아동복지법 위반, 강요, 폭행 등 혐의를 적용하고 팀닥터와 선배 선수 2명에게 폭행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현재 대구지방검찰청 여성아동범죄수사부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인권위는 제기된 진정을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에 배당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숙현 선수는 팀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탄산음료를 시켰다는 이유로 20만원어치의 빵을 먹도록 강요받고, 슬리퍼로 뺨을 맞는 등 감독과 팀원들로부터 폭력∙가혹행위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인권위가 발표한 ‘실업팀 선수 인권실태조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1251명의 선수 가운데 326명(26.1%)이 소속팀에서 신체 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박윤경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