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게임업계의 여성혐오와 차별적 관행이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인권위는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기관 뿐 아니라 게임을 운영하는 기업도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고 혐오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8일 인권위는 “게임업계에선 여성 일러스트레이터와 웹툰 작가가 페미니즘 이슈에 동의했다는 이유로 괴롭힘의 대상이 되고 업계에서 사실상 퇴출됐다”고 지적했다. 2016년 게임 성우 김자연씨가 ‘메갈리아’ 후원 티셔츠를 입고 사진을 올렸다는 이유로 교체된 뒤, 게임업계에서는 ‘페미니즘 불매운동’ 등 여성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이 이어져왔다. 프리랜서로 일하던 작가들이 이용자들의 퇴출 요구에 일자리를 잃기도 했다.
이날 인권위가 공개한 사례를 보면, 여성 작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페미니즘 게시글에 ‘좋아요’를 누르거나 해시태그 운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사전 연락 없이 작업물이 게임에서 빠지고 작업 의뢰가 끊기는 피해를 입었다.
인권위 조사 과정에서 게임업체들은 피해자들의 작업물을 사용하지 않은 건 “매출, 품질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했을 뿐 신념, 사상 등을 이유로 차별한 건 아니”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권위는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도 사회 구성원으로서 지켜야 할 윤리를 인식해야 한다”며 반박했다. 또 “게임 업체는 이용자의 부당한 퇴출 요구에 동조하지 않거나 혐오표현 등에 적극 대응함으로써 피해자들이 업계에서 다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권위는 문체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에도 실태조사 실시, 지원 업체 선정 시 인권‧평등 기준 강화 등 차별 해소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인권위는 “게임 문화에선 여성 신체 성적 도구화 등의 문제가 나타나고 일부 남성 이용자들의 성희롱이나 성차별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며 “여성혐오 및 차별적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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