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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슬픔, 분노, 참담…충격에 휩싸인 시민사회

등록 :2020-07-11 05:00수정 :2020-07-1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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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한국 시민운동의 선구자
성추행 의혹 남기고 떠나
“인권·개혁 위해 헌신한 분”
“마지막 선택 무책임했다”
슬픔·분노·참담함 뒤엉켜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는 내용의 유언장을 남기고 9일 종적을 감춘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2017년 1월2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던 박원순 시장의 모습이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는 내용의 유언장을 남기고 9일 종적을 감춘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2017년 1월2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던 박원순 시장의 모습이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말할 수 없이 슬프다. 그리고 참담하다.”

시민사회의 ‘느티나무’였던 박원순 서울시장의 갑작스러운 부음이 전해진 10일 한 시민단체 활동가는 <한겨레>에 이렇게 말했다. 인권변호사로 출발해 시민운동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던 박 시장이 숨진 뒤 ‘성추행’ 의혹으로 고소당했던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사회는 슬픔과 함께 충격과 당혹감을 마주하고 있다.

박 시장의 죽음을 두고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대부분 복잡한 감정을 드러냈다. 활동가들은 박 시장의 운동가로서의 헌신과 서울시장 재임 기간 보수정권으로부터 바람막이가 돼줬던 ‘공’을 인정하면서도,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돌연 세상을 떠난 데 대해 참담해했다. 한 중견 활동가는 “천만도시의 시장으로서 보여준 무책임한 태도에 화가 났다. 서울시청 안에서 민주주의가 잘 작동하지 않은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서글프고 마음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박진 다산인권센터 활동가는 “우리(시민사회)에게 당장 도전이 닥쳤다”고 했다. 박 시장의 죽음에 대한 평가를 두고 활동가들의 입장이 갈리면서 운동 전체가 도전을 받게 됐다는 것이다. 인권운동가인 박 활동가는 박 시장과 별다른 인연이 없다. 그러나 그는 박 시장 장례의 ‘시민장례위원’에 이름을 올릴 계획이라고 했다. 현재 여성계를 중심으로 서울특별시 기관장 형식의 박 시장 장례와 시민조문소 설치 등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다.

박 활동가는 “박 시장과 가치에 대한 판단이 엇갈릴 때도 있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당시와 2016년 촛불집회 당시 박 시장이 없으면 할 수 없던 조처들이 많았다. 그래서 등을 돌릴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진실의 실체가 밝혀지기 전이라 하더라도 피해자를 모욕하는 건 용서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유경근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전 집행위원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폭우가 쏟아지던 어느 늦은 밤, 광화문 세월호 천막에 홀로 우산 쓰고 ‘걱정돼서 왔다’ 하시던 시장님. 함께해 주셨던 그 마음, 수많은 순간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고 추모했다.

박 시장과 함께 일한 적이 있는 한 활동가는 “그와 같이 일했던 사람이라면 앞으로 만나기 어려운 시민운동가였단 사실을 알 것”이라며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망자와 (피해) 당사자, 유가족의 상처를 최소화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다만 일부 활동가들은 박 시장의 마지막 걸음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성추행 의혹을 고소한 피해자뿐 아니라 시민사회, 서울시에 대해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역단체 등에서 운동해온 한 활동가는 “박 시장이 선구자인 건 부인할 수 없다”면서도 “성추행 의혹이 사실이든 아니든, 그가 떠난 방식과 의도가 모두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활동가는 “여성인권센터도 만들고 부천서 성고문 사건 변론을 하는 등 ‘페미니스트’임을 자임했던 분이 의혹 앞에 그런 선택을 한 것이 아쉽고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박 시장이 1995년부터 7년간 사무처장을 지냈던 참여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어 “황망하고 안타까운 소식에 슬픔과 충격을 금할 수 없다. 다양한 시민운동 영역에서 한국 사회의 개혁과 혁신을 위해 헌신했다”고 애도했다.

엄지원 배지현 채윤태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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