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사고 처리부터 하라며 구급차를 막아 응급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논란의 당사자인 택시기사 최모씨가 24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응급환자를 태운 구급차와 교통사고를 내고 “사고처리를 먼저하라”며 막아섰던 택시기사가 24일 구속됐다.
서울동부지법 권덕진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택시기사 최아무개(31)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권 부장판사는 “주요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최씨를 수사한 경찰은 최씨가 사고를 고의로 냈다고 봤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지난 21일 최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특수폭행(고의사고) 및 업무방해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블랙박스를 분석하고 관련자 조사를 해보니 사고에 고의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8일 서울 강동구 고덕역 주변에서 폐암 환자를 긴급 후송 중인 사설 구급차와 최씨가 몰던 택시가 부딪히는 사고가 났다. 최씨는 “사고를 수습하라”며 구급차의 운행을 막았고, 구급차에 타고 있던 폐암 환자는 10여분 뒤 다른 구급차에 태워 이송됐지만 숨졌다. 이 사건은 숨진 환자의 아들인 ㄱ씨가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누리집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ㄱ씨는 이 글에서 “택시 기사가 ‘환자 죽으면 내가 책임을 질 테니 이거 처리부터 하고 가라’고 했다. 택시 기사에 대한 경찰의 처벌을 기다리고 있지만 죄목이 ‘업무방해죄’밖에 없다고 해서 가슴이 무너질 것 같다”고 썼다.
최씨는 이날 오후 12시2분께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원을 나서면서 “앞으로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다. (유가족에게)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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