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 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해 한동훈 검사장이 4일 자신과 이동재 전 채널에이(A) 기자의 ‘부산 녹취록’ 내용을 허위 보도한 김종명 보도본부장 등 <한국방송>(KBS) 쪽 관계자 8명을 상대로 5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소송 대상은 보도본부장 외에 사회부장, 법조팀장과 취재·보도한 기자들이다.
한 검사장 변호인인 김종필 변호사는 이날 “지난달 18일치 케이비에스 부산 녹취록 거짓 보도와 관련해 케이비에스 보도본부장 등 8명을 상대로 불법 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서울남부지법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 전 기자가 강요미수 혐의로 구속된 다음 날인 지난달 18일 케이비에스는, 지난 2월13일 한 검사장과 이 전 기자가 부산고검에서 만나 나눈 대화 녹취록 내용을 취재했다며 이들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신라젠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제기하자고 공모한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다. 케이비에스는 이 보도에서 한 검사장이 당시 “유 이사장은 정계 은퇴를 했다” “수사하더라도 정치적 부담이 크지 않다”는 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또 “총선을 앞두고 보도 시점에 대한 이야기도 오간 것으로 확인됐다”는 내용도 보도에 담았다. 하지만 이 전 기자 쪽이 공개한 녹취록 원문에는 케이비에스가 보도한 대화 내용이 존재하지 않았다. 케이비에스는 다음날 뉴스에서 오보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앞서 한 검사장은 “실제 존재하지도 않는 대화를 했던 것처럼 꾸며낸 완전한 허구이며 창작”이라며 케이비에스 보도 관계자와 허위 정보를 제공한 수사기관 관계자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