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생방송이 진행되던 <한국방송>(KBS) 라디오 스튜디오의 유리창을 곡괭이로 깬 이아무개(47)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6일 오전 “전날 밤 이씨에 대해 외벽 유리를 곡괭이로 내려치고(특수재물손괴), 라디오 생방송을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씨는 전날 오후 3시42분께 여의도 한국방송 라디오 스튜디오에 난입해 곡괭이를 휘둘렀다. 당시 스튜디오에선 ‘황정민의 뮤직쇼’가 실시간 방송되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씨는 “황정민 나와”라며 소리를 질렀고, 진행자인 황정민씨는 급하게 자리를 떴다. 이씨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직원들에게 체포됐다.
이씨는 경찰조사에서 범행경위에 대해 “휴대전화가 25년째 도청당하는데 아무도 말을 들어주지 않아 홧김에 그랬다”고 진술했다. 이씨의 가방에는 범행도구로 사용된 곡괭이 외에도 가스총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행히 이씨가 손을 다친 것을 제외하면 추가 부상자는 없었다. 한국방송 쪽은 “본사 안전요원들이 잘 대처해 공개 라디오홀 바깥에 있던 시민 중에도 다친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