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지 정답 유출’ 숙명여고 쌍둥이 1심서 유죄 선고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
“교무부장 아버지와 공모 인정”

지난해 9월 서울 숙명여고 학부모들이 학교 앞에서 ‘숙명여고 문제 유출 사건’을 규탄하는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김정효 기자 [e-mail]

숙명여고 교무부장인 아버지로부터 정답을 받아 시험을 치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쌍둥이 자매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송승훈 부장판사는 12일 숙명여고의 성적평가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현아무개 쌍둥이 자매에게 “이 사건 범행은 숙명여고 학생의 공정한 경쟁 기회를 박탈하고 교육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해 사안이 매우 중대하고 죄질이 상당히 좋지 않다”며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24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송 부장판사는 1학년 때 종합석차 121등, 59등이었던 쌍둥이 자매가 2학년 1학기에는 인문계·자연계 1등으로 올라선 점에 대해 “숙명여고 주변 여고를 포함한 서울 소재 10여개 여고의 3년간 재학생 성적 상승 사실 조회 결과, 쌍둥이와 비슷한 또래 여학생 중 1년 내 중상위권에서 전체 1등으로 성적이 오른 사례가 없다”며 “통상적으로 중하위권에서 상위권 상승보다 중상위권에서 최상위권 상승이 더 어렵다는 점 고려하면 쌍둥이의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송 부장판사는 이어 “피고인들의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이자 아버지 현아무개씨와 공모해 숙명여고의 학업성적 관리 업무방해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1학년에 중위권 성적을 기록한 쌍둥이 자매는 2학년 1학기에 문과와 이과에서 각각 1등을 차지하는 급격한 성적 상승을 보여 사전에 교무부장인 아버지로부터 답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특별감사에 착수한 뒤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쌍둥이 자매에게 시험지를 유출한 현씨는 지난 3월 징역 3년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장필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