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사람 끊긴 강변 수영장엔 풀 난 자리 무성하고, 기나긴 장마로 제 빛깔 잃은 한강물은 8월 내내 황토색이다. 전세계 코로나19 감염자는 2천만명을 넘었고, 중국 충칭과 일본 규슈에 이어 우리 땅도 남북 없이 물폭탄을 맞았다. 사스·신종플루·메르스에 이은 코로나19, 이 모두 인간 탓이다. 서식지를 빼앗겼기에 야생동물은 인수공통 감염병의 매개체가 되었다. 플라스틱이 지구 전체를 뒤덮는 데 채 100년도 걸리지 않았고, 앞으로 15년 뒤면 북극 바다에 얼음이 사라질 거란다. ‘변화’가 아닌 ‘위기’라고 열심히 기후 경고를 울리지만, 인간은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다. 그래서 자연은 스스로에게 돌아가려 한다. 인간에게는 폭력적이었지만, 자신은 늘 그래왔던 방식으로.
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