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어머니가 남긴 상속 재산 일부를 나눠달라며 동생들을 상대로 소송을 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정 부회장이 자신의 여동생과 남동생을 상대로 10억원 상당의 유류분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한 건 지난 8월이다.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민사48부(재판장 최형표)에 배당됐다. 정 부회장은 아버지인 정경진 종로학원 회장과 함께 소송을 냈다. 유류분은 상속 받은 사람이 맘대로 처리해선 안 되고, 일정 상속인을 위해 반드시 남겨둬야 하는 몫이다.
정 부회장과 아버지, 그리고 두 동생은 이미 어머니의 자필 유언장 효력을 놓고 법정에서 맞붙었다. ‘어머니의 유언장은 효력이 없다’며 정 부회장은 주장했지난 지난달 1심은 동생들의 손을 들어줬다. 정 부회장의 어머니는 2018년 둘째·셋째 자식에게 유산을 물려준다는 유언장을 쓰고 지난해 2월 별세했다. 1심 법원은 “유언장에 적힌 필체와 평소 조씨(정 부회장 어머니)의 필체가 동일하다”고 판단했다. 유언장 소송에선 졌지만 정 부회장이 이번 유류분 소송에서 승소하면 법적으로 보장되는 상속분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정 부회장은 연봉은 40억원(현대카드 17억7700만원, 현대커머셜 12억9500만원, 현대캐피탈 9억1700만원)에 이른다. 그러나 두 동생과는 아버지 재산인 종로학원 경영 문제를 두고도 갈등을 빚고 있다. 정 부회장의 여동생은 정 부회장의 ‘갑질 경영’을 막아달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