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 유착 의혹’ 사건의 피해자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가 취재에 협조하라는 이동재 전 <채널에이(A)> 기자의 편지를 받고 “공포감을 느꼈다”고 증언했다.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기자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 전 대표는 이 전 기자의 편지에서 공포감을 느낀 이유로 “검찰과 관련이 확실하게 있다고 판단했고 전체 맥락과 내용이 검찰의 수사 방향과 의지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유시민씨 등 정관계 인사 강연료, 가족·친지들의 수사 및 처벌 가능성 등을 언급한 대목에서 “가장 큰 공포가 현실로 다가왔다”며 “어떻게 내가 이용당할지, 무엇을 원하는지를 전반적으로 느낄 수 있어서 공포감이 극대화됐다”고 증언했다. 이어 “(편지 내용이) 허언이 아닌 치밀한 각본이 준비됐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며 “(이 전 기자가) 검찰과 관련이 있다는 게 구체적으로 확인됐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지난 3월25일 자신의 변호인한테서 이 전 기자와 연결된 ‘검찰 고위 간부’가 한동훈 검사장이라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서울남부지검장 정도가 내가 생각하는 최고위급 검사였는데 이를 뛰어넘어 ‘한동훈’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정신이) 아득했다. 거의 패닉 상태였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공포감을 느꼈다고 했는데 (원인이) 한 검사장 때문이었나, 아니면 이 전 기자 때문이었나’라는 재판부의 질문에는 “검찰과 언론의 합작품이라고 생각했다. 각각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봤다”고 답했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