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택자’라던 이강섭 법제처장 일가, 49억원 부동산 부자

부인·딸, 용산 주상복합·역삼동 상가 등
“부인이 증여받은 재산…투기 아니야”

이강섭 법제처장. 법제처 누리집

청와대가 지난해 8월 “모두 1주택자”라며 인사를 단행한 차관급 9명 중, 이강섭 법제처장이 부인과 둘째 딸 명의로 서울 강남 아파트와 상가, 근린생활시설 등 49억원대 부동산을 소유한 것으로 8일 드러났다.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실이 분석한 이 처장의 재산공개 내용을 보면, 이 처장의 배우자는 서울 강남 개포동 주공아파트(12억9600만여원)와 인천시 부평구의 근린생활시설(17억660만여원), 서울 용산구 주상복합아파트 전세 임차권(9억원), 서울 강남구 역삼동 상가 건물 일부(2억889만여원),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상가 재건축 분양권(5억9945만여원)을 보유하고 있다. 배우자 아파트가 1채이긴 하지만, 상가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 서울 강남구 역삼동 상가 건물 일부는 이 처장의 둘째 딸 명의로도 돼 있다. 이들 부동산의 현재가액은 49억1984만4천원에 이르는 것으로 관보에 실렸다. 부동산 이외에 이 처장과 배우자, 둘째 딸이 가진 자산은 예금 45억6223만여원, 브라질 국채 등 유가증권 12억9166만여원이었다.

지난 8월14일 이 처장 등 차관급 9명의 인사를 할 당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번에 발탁된 차관급 인사는 모두 1주택자”라며 “1주택은 청와대뿐 아니라 정부부처 인사의 뉴노멀(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처장은 ‘부동산 투기에 대한 입장’을 묻는 김 의원실의 요구에 “부동산 투기로 인한 가격 상승은 거주 목적으로 구매하는 실수요자의 부담으로 연결돼 서민들의 내집 마련 기회를 박탈한다. 주택시장의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 부동산 투기를 방지하기 위한 부동산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법제처 관계자는 이 처장 일가의 부동산 보유 배경과 관련해 “서울 강남의 개포동 아파트는 18년 전인 2002년 이 처장 가족이 실거주할 목적으로 매입한 것이고, 나머지는 모두 증여를 받았다. 절대 투기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이 처장이 보유한 주택은 한 채로 대부분 물려받은 재산이고 (인사 검증 과정에서) 투기 흔적은 없는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물려받은 재산에 대해서는 뭐라고 할 수 없지 않나”고 말했다. 청와대 다른 관계자도 “관보에 재산 내역은 이미 공개됐던 부분이고 재산이 많은 것 자체를 문제 삼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정필 성연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