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여호와의 증인 신도에게 대법원이 범죄 이력을 문제 삼아 징역형을 선고했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안아무개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안씨는 2013년 5월 관할 병무청으로부터 그해 7월30일까지 입영하라는 통지서를 받았지만 이에 따르지 않아 재판에 넘겨졌다. 안씨는 재판에서 “‘여호와의 증인’ 신도로서 종교적 양심에 따라 입영을 거부했고 이는 병역을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2심은 안씨의 병역법 위반을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특히 2심은 안씨의 범죄 이력에 주목했다. 안씨는 2012~2015년 저지른 모욕죄로 벌금 1백만원, 절도 및 불법촬영죄로 벌금 300만원과 성폭력치료 프로그램 이수명령을 선고받았다. 안씨는 심각한 ‘심각한 죄를 짓고도 회개하지 않고 여호와의 표준을 따르기를 거부할 경우’에 해당돼 2015년 11월 교단에서 제명됐다가 2017년 8월이 돼서야 자격을 회복했다. 재판부는 “이런 사정에 비춰 (안씨의) 병역거부는 종교적 신념이 깊거나 확고하다고 볼 수 없고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로도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법원도 항소심의 판단을 인정하고 안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안씨의 범죄는) 여호와의 증인 교리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라며 “원심의 판단에는 정당한 병역거부 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장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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