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최창희 공영홈쇼핑 대표가 류호정 정의당 의원의 국정감사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 영상회의록 갈무리
최창희 공영홈쇼핑 대표가 류호정 정의당 의원의 국정감사 질의에 답변하며 “어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빚고 있다. 20∼30대 여성들은 “젊은 여성이란 이유로 일상에서 마주하는 차별과 멸시를 국회에서도 보게 됐다”며 최 대표의 발언에 분노했다.
직장인 오아무개(26)씨는 20일 <한겨레>에 “어리다는 이유로 거래처 사람들이 반말하거나 ‘귀엽다’며 어깨를 감싸고 머리를 쓰다듬으려 하는 경우가 있다. 당시 나는 반발하지 못했지만 류 의원이 ‘어이?’라고 받아치는 모습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꼈다”고 말했다. 대학원생 한아무개(25)씨도 “상대가 젊은 여성이라면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어도 반사적으로 하대하는 표현이 나오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젊은 여성도 동등한 주체임을 보여주는 류 의원을 응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 대표의 “어이” 발언은 지난 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감에서 류 의원이 공영홈쇼핑 직원의 허위 경력증명서 의혹을 제기하자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류 의원이 최 대표에 대한 질의를 거듭 공세적으로 이어가자 “어이” 하고 부른 것이다. 류 의원은 이에 곧바로 “어이?”라고 반문한 뒤 다시 질문을 이어갔고 이후 추가 질의시간에서 “국민의 대표로 이 자리에 와 있다. 존중하는 태도로 해주시기 바란다”며 최 대표 발언에 문제를 제기했다. 같은 날 배복주 정의당 부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류 의원이 반문해도 (최 대표가) 사과 없이 답변을 이어갔다. 류 의원의 나이가 20대였기에 가능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영홈쇼핑은 “‘어이’는 감탄조사와 같은 혼잣말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최 대표의 발언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특히 2012년 대선 당시 최 대표가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사람이 먼저다’ 구호를 만든 사실을 두고, 온라인에는 “정작 젊은 여성은 동등한 ‘사람’으로 대하지 않았다”는 20∼30대 여성들의 글이 올라왔다. 한 트위터 이용자(@Jun*******)는 “그동안 (일상에서) 꼰대들에게 들었던 ‘어이’가 (최 대표의 발언에) 축약돼 있다”고 글을 남겼다. 또 다른 이용자(@doz****)도 “류 의원에 대한 기성세대의 시선을 보고 있으면, 20대 여성이 사회에서 경험하는 한계들과 마주하는 것 같아 너무 화가 난다”고 적었다.
박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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