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부터 십여 년 간 경찰 수사망을 따돌리고 범죄를 저질러 온 연쇄 성폭행범 '발바리' 용의자 이모(45) 씨를 검거하는 데는 방대한 자료 분석과 DNA 확인 등 과학적 수사기법이 한 몫을 했다.
대전 동부경찰서는 지난해 1월 이 사건에 대한 수사전담반을 편성해 비슷한 수법의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자료를 수집에 나서 지난해에만 40여 만 건의 자료를 모아 통계를 냈다.
그 결과 지난해 발생한 성폭행 사건 9건 가운데 발생한 지역에 드나든 차량들과 통화내역 등이 2건 이상 사건들과 연루된 10명으로 용의자가 압축됐으며 그 가운데 4건과 연루된 이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경찰은 담배꽁초, 타액 등을 통해 이씨 자녀의 DNA를 동의 하에 채취해 피해자들로부터 확보한 범인의 DNA로 친자 확인을 한 결과 이씨가 1999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발생한 74건의 성폭행 사건의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확인됐다.
이씨를 서울 강동구 천호동의 한 PC방에서 검거할 수 있었던 것도 과학 수사 기법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경찰은 자신이 용의자로 지목됐다는 사실을 감지한 이씨가 잠적하자 이씨가 과거 오랫동안 천호동 인근에서 거주했고 잠적 이후 천호동에서 공중전화를 이용해 지인과 통화한 사실을 확인해 형사과 2개팀 15명의 형사를 천호동 일대에 급파했다.
또한 이씨가 한 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외우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이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한 인터넷 접속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수사망을 쳤으며 PC방과 찜질방 등 은거할 만한 장소를 샅샅이 수색했다.
경찰은 특히 이씨가 한 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외우고 있다는 점을 파악하고 수사망을 치고 있었으며 전날 서울 천호동의 한 PC방에서 이 주민등록번호로 가입한 ID로 인터넷에 접속했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 (대전=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 (대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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