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치안한류’인가요 ‘인권침해 산업’인가요?

전쟁없는 세상 등 시민단체, 물대포∙최루가스 발사기 등 시위진압용품 수출 중단 촉구
21일부터 제2회 국제치안산업박람회 열려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전쟁없는세상,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모여 '케이(K)-물대포 수출 장려하는 국제치안산업박람회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평화적 시위를 탄압하는 데에 사용되는 물대포, 차벽, 경장갑차 등 시위진압 장비 수출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e-mail]

인권침해 산업과 다름 없는 물대포, 최루가스 발사기 등 시위진압 장비 수출을 중단하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1일부터 열리고 있는 제2회 국제치안산업박람회는 치안 수출 확대를 통해 ‘치안 한류’의 촉진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그 뒤에는 차벽, 고무탄, 최루가스 발사기 등 시위 진압 장비 제품 전시와 상담이 이뤄지고 있다. 이를 규탄하고자 23일 오전 전쟁없는세상, 국가폭력에저항하는아시아공동행동,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평화 시위 탄압에 사용되는 시위진압 장비 수출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 지난 주말 태국에서 열렸던 민주화 요구 시위에서 시민들을 강제 해산하는 데에 쓰인 물대포가 우리나라 중소기업인 ㅈ기업이 수출한 장비라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ㅈ기업이 만든 시위 진압 차량은 태국을 포함한 전세계 20개국에 팔렸다. 20개국에는 예멘, 시리아 등 오랜 시간 분쟁을 겪고 있는 나라와 인도네시아, 이란 등 집회시위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가 제한된 나라도 있다고 활동가들은 설명했다. ㅅ기업이 인도네시아에 여러 차례 수출된 한 시위진압용 차량도 이번 국제치안산업박람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이러한 상황이 각국에서 시민들에게 가해지는 폭력과 인권침해를 ‘치안 한류’라는 포장으로 덮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쟁없는 세상 등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시위진압 장비 수출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기자회견에 참가한 활동가들은 “한국 정부는 치안산업 박람회를 열어 이러한 기업들의 활동을 홍보하고, 수출 중개자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인권을 침해하고 신체에 치명적인 손상을 가져올 수 있는 각종 진압장비들이 돈벌이 수단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하며 시위진압 장비 홍보를 중단하고 인권침해에 악용될 수 있는 장비의 즉각적인 수출 중단을 요구했다.

돌돌 피스모모 평화페미니즘연구소 활동가(맨 앞줄)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며 언제든 인권 침해에 악용될 수 있는 시위진압장비 수출 규제 방안 마련을 촉구하고 태국 경찰이 시위 진압에 사용한 한국산 물대포로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리고 있다. 김혜윤 기자

김혜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