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최근 디지털성폭력에 대한 징계 기준을 마련했지만, 성인 대상 불법촬영물 소지자에 대한 징계 규정이 빠져있어 보완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군인권센터의 설명을 들어보면, 국방부는 지난 8월5일 ‘군인·군무원 징계업무처리 훈령’을 개정해 디지털 성폭력에 대한 징계 양정 기준을 마련했다. 개정된 훈령을 보면, 성인 대상 범죄를 저지른 군인은 감봉(감경)∼파면(가중), 아동·청소년 대상 범죄면 강등(감경)∼파면(가중) 등의 징계 기준이 새로 생겼다. 지난 4월 국방부가 발표한 디지털 성범죄 방지 대책의 후속 조처다.
그러나 불법촬영물을 소지자에 대한 징계가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훈령을 보면, “아동·청소년 촬영 불법 동영상 소지(다운로드), 아동·청소년 촬영 불법 동영상 공유 사이트 가입” 등까지 디지털 성범죄 행위에 포함된다. 그러나 성인 촬영 불법 동영상 소지 및 공유 사이트 가입의 경우는 징계 대상이 아니다. 대신 성인 촬영 불법 동영상 영리·유포 목적 소지자만 징계가 가능하다.
지난 8월5일 개정된 ‘군인·군무원 징계업무처리 훈령’. 군인권센터 제공
그러나 국방부 훈령보다 상위법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은 모든 불법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규정하고 있다.
군인권센터는 “하위법인 훈령이 법률의 취지를 몰각하는 것이며, 한 번 발생하면 회복이 어려운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하는 디지털 성범죄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처사”라며 “국방부는 조속한 훈령 개정을 통해 피해자의 연령을 불문하고 불법촬영물을 소지한 자를 엄정히 징계할 수 있게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채윤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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