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 서울주택도시공사 김세용 사장
서울주택도시공사 김세용 사장이 지난 22일 본사 집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공공개발형으로 ‘1석3조’ 효과 기대
‘일자리·강남북 균형·스마트 시티’
홍릉 연구·안암 캠퍼스타운 ‘지렛대’ 도시설계 전문가로서 미래도시 예측
“코로나로 바뀐 근무·주거환경 대비” 취임 3년째를 맞은 김 사장은 그 동안 ‘주거복지를 넘어선 공간복지’, ‘공간닥터 프로젝트’, ‘청년건축가 주도형 공간복지 프로젝트’, ‘청년들을 위한 청신호 주택 건설’ 그리고 ‘유휴지를 활용한 컴팩트시티 건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주택의 공공성을 강화해오는 정책을 펴왔다. 그가 제시한 ‘1석3조’는 ‘단순한 택지 개발이 아닌 적극적인 일자리 개발 방식이 결합된 새로운 모델 창출’, ‘서울 강남북의 균형 발전’ 그리고 ‘코로나 이후 도시 건축의 흐름을 반영한 스마트·컴팩트 시티의 적극 구현’을 가리킨다. 김 사장은 “태릉골프장에는 주택단지 만이 아니라 서울 강서구 마곡단지 이상으로 산업시설도 함께 들어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홍릉을 주목한다. 서울시와 에스에이치가 함께 추진한 홍릉 바이오클러스터의 연구역량이 태릉 개발의 든든한 지렛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한국 경제개발을 이끈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책 연구기관이 떠난 이후 홍릉은 바이오산업의 새로운 중심지가 될 가능성이 큰 곳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경희대, 외국어대, 고려대 등의 6500명에 이르는 박사급 연구 인력과 인근 대학병원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바이오업체를 유치할 수도 있습니다.” 그는 “마곡단지가 아이티(IT)산업 중심이라면, 태릉과 홍릉은 바이오산업 중심으로 기업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안암 캠퍼스타운 사례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2015년 뉴욕 보스턴에서 1년간 연수하면서 쌓은 미국 창업밸리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2016년 국내에서 최초로 안암 캠퍼스타운을 제안했다. 대학 내의 주요한 기술과 인적 자원이 지역사회에 뿌리내리게 하자는 것이다. 그에 따라 안암 캠퍼스타운은 2016년 우리나라 최초의 캠퍼스타운으로 출범했고, 2020년 7월까지 누적 42개 기업·206명의 창업가를 육성했다. “그 중에는 올해 연간 매출액이 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복합환기시스템 생산업체인 에이올코리아(백재현 대표)처럼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기업도 포함돼 있다”고 그는 소개했다. 안암 캠퍼스타운은 서울시 캠퍼스타운사업 중 최초로 지난 9월16일 국토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앞으로 5년간 국비 100억원·시비 150억원·에스에이치공사 투자액 202억원·고려대 4.8억원 등 모두 486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안암 캠퍼스타운이 국내를 넘어 세계와 경쟁하는 대표적인 글로벌 창업밸리를 목표로 개발될 예정”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또한 홍릉에도 에스에이치공사가 총괄사업관리자로서 참여하여 5천억원의 국비·지방비·공사 예산·기금이 투입될 예정이다. 김 사장은 “이렇게 태릉이 홍릉·안암과 연계할 때 새로운 시너지가 발생해 서울시 강남북 균형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암 캠퍼스타운이나 태릉골프장 개발은 스마트·컴팩트 시티 등 첨단 기술과 함께 코로나 이후 시대의 건축 수요 변화를 내다보고 개발돼야 할 것입니다.” 그는 “100년 전 스페인독감이 유행한 뒤에도 도시가 광역화하고, 용도별로 구분되는 등 도시 건축에 큰 변화가 있었다”며 “에스에이치에서는 코로나 감염병 사태로 익숙해진 화상회의·재택근무 등을 ‘조금 일찍 다가온 미래도시의 한 모습’이라고 보고, 이미 팀을 꾸려 코로나 이후 건축 수요가 어떻게 바뀔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에치는 올해 서울시 산하기관 중에서는 제일 먼저 재택근무에 들어간 경험이 있다. 김 사장은 “이는 꾸준히 미래도시의 모습을 살펴보고 준비해온 결과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태릉골프장 개발에서 이렇게 ‘1석3조’의 효과를 얻는다면, 태릉 일대의 주거 환경도 자연스럽게 좋아질 것입니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연재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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