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입시 브로커 정아무개씨 등 3명 기소의견 송치 국내 과학고 성적증명 만들어 미 대학 제출 학부모에겐 수억원 비용 요구하기도
일부 유학 전문 학원은 비뚤어진 ‘아이비리그 보내기’ 방법을 전수한다고 한다. 서울에서 열린 유학박람회의 모습. 김진수 기자
미국 명문대에 합격시켜준다며 학부모들에게 접근해 입시 서류를 위조하고 수억원을 챙긴 입시 브로커 일당이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4일 사기와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입시 브로커 정아무개(31)씨 등 3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정씨 등은 국내 중소기업 사장 아들 ㄱ씨 등 최소 3명을 2016~2017년 사이에 위조한 고교 성적증명서를 이용해 미국 뉴욕대와 컬럼비아대 등에 입학시킨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ㄱ씨가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했지만 국내 ㅇ과학고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았다는 성적증명서를 위조해 뉴욕대에 제출했다. 정씨는 앞서 유출된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 문제를 ㄱ씨에게 주며 답을 외우게 하고, 대학 입학 에세이(자기소개서)를 대필하기도 했다.
정씨는 학부모들에게 “기여입학제로 합격한 것이어서 대학에 기부금을 내야 한다”며 수억원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씨가 학부모들에게 소개한 방식의 미국 대학 입학 제도는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ㄱ씨의 경우 2016년 12월 뉴욕대 스턴 경영대 합격 통보를 받았으나 정씨의 금전 요구에 응하지 않고 해당 대학에 입학하지 않았다. 경찰은 다른 학생들도 입학을 하지 않거나 서류 조작 사실이 드러나 입학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정씨는 2014년께부터 입시 컨설팅 업체에서 일하며 고위공직자나 대기업·중소기업 대표 자녀의 미국 대학 입시를 맡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피의자 중에는 10년 전 에스에이티 문제 유출 혐의로 논란이 됐던 유명 강사 손아무개(49)씨도 포함됐다. 경찰은 손씨가 정씨와 함께 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국외로 도주한 손씨를 기소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또 외교부에 손씨의 여권 효력 정지를 신청하고 인터폴에 수배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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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구 기자 j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