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일선 검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우월한 지위를 부당하게 남용한 범죄에 적극 대응하라”고 주문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여권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는 가운데 ‘내부 결속용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 총장은 17일 서울북부지검 강력범죄전담부 부장검사 3명과 검사 3명을 대검찰청으로 불러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윤 총장은 “공정하게 형사법을 집행하는 것이 검찰에 맡겨진 가장 기본적인 책무”라고 말했다.
또 검사들에게 “갑질 범죄의 특성상 피해자가 법적 지원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인 점을 고려해 도움이 되는 피해자 지원을 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서울북부지검 강력범죄전담부는 서울 우이동의 한 아파트 경비원을 폭행·협박해 자살에 이르게 한 입주민을 수사해 기소한 부서다. 대검은 이번 간담회가 사회적 약자를 상대로 한 범죄에 엄정 대응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윤 총장은 이런 방식으로 일선 검사들과 두 차례 더 오찬간담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윤 총장을 향한 정치권의 사퇴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윤 총장에 대해 “정치적 중립 시비, 검찰권 남용 논란 등을 불식시킬 생각이 없다면 본인이 (거취를)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추 장관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그냥 사퇴하고 정치를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윤 총장에게 사퇴를 요구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