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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장애인 둔 가정 생활고 ‘가족살해 참극’

등록 2006-01-22 21:11수정 2006-01-22 22:48

작은아들이 모친·정신지체 형 살해뒤 자살기도
아버지는 2005년 생활고 비관 자살
장애인을 둔 가정에서 어머니와 큰아들이 목졸려 숨지고 작은아들은 목을 매 자살하려다 할머니에 의해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22일 오전 4시30분께 서울 동작구 노량진1동 ㅅ아파트 최아무개(56)씨 집 안방에서 최씨와 정신지체 3급 장애를 가진 큰아들 백아무개(29)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작은아들(27)은 주방에서 목을 매 자살하려다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의식은 있는 상태라고 병원 관계자는 전했다.

최씨의 시어머니 박아무개(81)씨는 “잠을 자다 ‘쿵쿵’ 소리가 나 나와 보니 작은 손자가 주방 가스관으로 목맨 채 버둥거리고 있었다”며 “며느리에게 알리기 위해 안방으로 들어가 보니 며느리와 큰 손자가 침대에 누워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작은아들 방 책상 위에서는 “엄마와 형, 나의 소원은 돈 없는 세상으로 가는 거다. 왜 내가 이런 일을 해야 하는 걸까? 엄마와 아빠가 못 한 일을 내가 해야 한다. 돈 너무 싫어”라고 적힌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최씨 남편도 지난해 10월 집에서 목매 자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어머니 박씨는 “아들이 당시 한 금융사에서 3억4천만원을 빌려 자동차보험 대리점을 운영했으나 한달에 200만원인 이자를 두달 연체하는 등 사업이 잘 안됐다”며 “평소 큰아들의 장애를 크게 걱정하다 사업마저 잘 안 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남편이 자살한 뒤 심한 우울증으로 운영하던 빵집을 그만두고 병원 치료를 받아왔으며, 작은 아들도 지난해 2월 지방대 졸업 뒤 취업이 되지 않아 가족들이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큰아들은 감정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해 하루에도 몇 차례씩 발작을 일으키며 할머니를 폭행해, 가족들은 어려운 형편에도 매주 2차례 파출부를 불러 큰아들을 돌봐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최씨와 큰아들에게 목이 졸린 흔적이 있고, 작은아들이 유서를 남기고 목을 매려 한 점으로 미뤄 생활고를 비관한 작은아들이 어머니와 형을 목졸라 숨지게 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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