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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검찰총장 대행까지 징계 철회 요청…‘사면초가’ 추미애

등록 2020-11-30 19:06수정 2020-12-01 02:45

장관 측근이었던 조남관 차장 검찰 내부망에 글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올해 10월2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올해 10월2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최측근 참모였던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가 추 장관에게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청구를 철회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일선 평검사, 중간간부, 지검장, 고검장 성명에 이어 총장 직무대행까지 ‘윤 총장 징계가 부당하다’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윤 총장 징계를 놓고 추 장관과 검찰조직 전체가 맞서는 모양새다.

조 차장검사는 30일 오전 9시37분 ‘검찰개혁의 대의를 위해 장관님! 한 발만 물러나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을 검찰 내부망에 올렸다. 추 장관을 향한 편지 형식의 이 글에서 그는 “제가 검찰국장으로서 장관님을 모시는 7개월 동안 장관님께서 얼마나 검찰개혁을 열망하고 헌신하여 오셨는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며 “이번 조치가 그대로 진행하게 되면 검찰 구성원들의 마음을 얻기는커녕 오히려 적대시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고, 그동안 문재인 정부가 최우선 국정과제로 추진해온 검찰개혁이 추동력을 상실한 채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어버리고, 수포로 돌아가버리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 올 수도 있어 (징계 철회를)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적었다.

조 차장검사는 노무현 대통령 임기 말인 2006~2008년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파견근무를 했다. 2009년 5월 노 전 대통령 서거 뒤 조문을 다녀왔고 “봉하마을로 내려가 조문하는 것이 인간에 대한 도리라 생각했다. 검찰 수사의 발단이 된 박연차 비위를 제대로 감찰하지 못한 죄스러움이 있다”는 회한을 검찰 내부망에 적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뒤에는 국가정보원 감찰실장으로 기용돼 과거 국정원의 정치개입 등 적폐청산 작업을 주도했다. 추 장관 취임 직후 단행된 올해 1월 검사장 인사에선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발탁돼 추 장관과 호흡을 맞췄다. 지난 7월 검·언 유착 의혹으로 윤 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하는 수사지휘권이 발동될 때도 추 장관을 보좌했다.

그는 추 장관의 검찰개혁 행보를 적극 지원했지만 윤 총장과의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을 크게 우려했고, 추 장관의 윤 총장 징계 청구는 과도한 처분이라는 생각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차장검사는 이날 올린 글에서 “총장님이라고 재임기간 중 어찌 흠이 없을 수 있겠습니까마는 저를 포함한 대다수의 검사들은 총장님께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스럽게 쫓겨날 만큼 중대한 비위나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았다고 확신하고 있다”며 “총장의 임기가 보장되지 않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이 무너진다면 검찰개혁의 꿈은 무산되고, 오히려 검찰을 권력의 시녀로 만드는 중대한 우를 범할 수 있다”고 적었다. 이어 “장관님이 그토록 열망하는 검찰개혁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장관님의 이번 처분을 철회하는 결단을 내려주실 것을 간곡히 앙망한다”고 글을 맺었다.

‘윤 총장 징계 청구를 철회해달라’는 조 차장검사의 요구는 이번 사건이 ‘법무부-윤석열’ 대결 구도에서 ‘추미애-검찰’로 전환되는 의미가 있다. 추 장관은 그동안 윤 총장 징계는 개인 비위에 따른 것이라며 윤 총장과 검찰조직을 분리하려고 했다. 검찰 내부 반발이 격화한 지난 27일에는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청구 및 직무배제로 검찰조직이 받았을 충격과 당혹스러움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일선의 반발 분위기를 다독이며 징계 절차를 마무리하려 했다. 그러나 과거 최측근이자 현재 검찰의 임시 수장인 조 차장검사까지 윤 총장 징계가 부당하다는 검사들의 주장에 힘을 실으면서 추 장관은 검찰조직의 반발을 진정시키는 데 실패했다. 이날 법무부 과장 10여명도 추 장관의 윤 총장 징계 청구에 항의하는 문건을 작성해 고기영 법무부 차관에게 전달했다. 검찰 절대다수의 반발은 윤 총장 징계 문제를 다루는 법무부 감찰위원회와 검사징계위원회 논의 과정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태규 배지현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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