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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조두순 조회수’ 올리는 유튜버들…여성계 “구조적 원인에 관심을”

등록 2020-12-14 04:59수정 2020-12-14 07:15

시민단체들 “조두순 개인문제 환원 아닌
성차별 구조 바꾸는 데 집중해야”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이 12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법무부 안산준법지원센터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이 12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법무부 안산준법지원센터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조두순(68)의 출소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는 가운데 그에 대한 사회적 공분을 악용하는 행태가 또다른 우려를 낳고 있다. 조두순을 지나치게 악마화하는 현상이 자칫 성폭력 범죄의 구조적 원인에 대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릴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아동 성폭행 혐의로 12년을 복역한 조두순이 지난 12일 만기 출소하자 유튜브에는 직접 응징하겠다는 동영상 콘텐츠가 다수 올라왔다. 이른바 ‘조두순 자경단’ 동영상이다. 13일 기준으로 유튜브에는 ‘조두순 참교육’ ‘조두순 집에 돌 던지기’ 영상 등이 올라와 있다. 조씨 집 근처에 있는 미용실 등의 상호와 이웃 주민의 얼굴이 모자이크 없이 노출된 상태다. 유튜버들이 조씨 집 앞을 찾아 밤새 고성을 지르는 등 소동을 벌이자 불안감을 호소하는 주민들도 생겨났다.

13일 안산단원경찰서는 조씨 집 앞에서 소동을 벌인 남성 4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조씨가 살고 있는 건물 현관으로 올라가는 것을 제지하는 경찰을 폭행하는 등 공무집행방해와 주거침입미수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경찰은 안산보호관찰소 앞에서 조씨가 타고 있는 관용차에 올라타 발길질을 하는 등 차량을 훼손한 남성의 신원을 확인하고 다음주 중 소환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2일 서울남부교도소 앞은 아침 6시부터 조씨의 출소를 규탄하기 위해 모인 100여명의 시민들로 북적댔다. 이들은 “조두순 사형, 거세” 등의 구호를 외쳤고, 조씨가 탄 호송 차량을 향해 달걀을 던졌다.

여성계 등은 “조씨를 이례적이고 특별한 ‘악마’로 만드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2의 조두순’을 막기 위해선 성폭력을 조두순 개인의 문제로 환원하는 것에서 나아가 성폭력을 가능케 하는 성차별적 구조를 바꾸고 사회 안전망을 튼튼히 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11일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이제 우리는 ‘조두순’이 아니라 수많은 ‘평범한’ 성폭력 가해자를 이야기해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수많은 성폭력이 법적 처벌 근거가 없어 입건조차 되지 못하고 ‘진지한 반성’ 또는 ‘초범’의 이유로 감경되는 현실을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씨 출소 소식을 다룬 <뉴욕 타임스> 등 외신도 “한국에서 조두순이라는 이름은 ‘성범죄자 솜방망이 처벌’과 동의어가 됐다”는 점을 짚었다. 2008년 조씨는 범행 당시 술에 취했다는 이유로 ‘심신미약 감경’을 적용받아 1심에서 징역 12년형이 선고된 바 있다.

최근 국회에선 조씨 출소에 맞춰 성범죄자의 출소 뒤 격리 수용, 아동 성폭행범의 종신형 선고 등을 내용으로 하는 법안들이 발의됐지만 시민사회에선 “미봉책”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다산인권센터는 “범죄자를 더 오래 구금하고 출소 후에 격리·감시를 강화하는 것은 문제의 근본 원인을 고려하지 못한 것”이라며 “성차별적 사회 구조를 바꾸려는 노력과 함께 피해자가 영원히 ‘피해자’로 남지 않고 삶을 충분히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박윤경 장필수 기자 yg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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