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이용구 차관 택시기사 멱살잡이, 경찰 ‘봐주기’ 논란

등록 2020-12-20 20:43수정 2020-12-21 02:31

경찰, 단순폭행 간주해 내사종결
“형사입건 안한 건 봐주기 소지”
3일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는 이용구 법무부 차관. 연합뉴스.
3일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는 이용구 법무부 차관. 연합뉴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변호사 신분이던 지난달 초 정차된 택시 안에서 술에 취해 택시기사의 멱살을 잡아 경찰에 신고됐으나 형사입건되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찰은 ‘단순폭행’으로 판단해 내사 종결했다고 밝혔지만, 정차 중 일어난 폭행도 처벌하는 특정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특가법)을 적용해 형사입건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이 차관은 11월 초 늦은 밤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술에 취해 자고 있다가 자신을 깨운 택시기사의 멱살을 잡았고, 택시기사는 112에 신고를 해 경찰이 출동했다. 택시기사는 출동한 경찰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했으나, 다음날 경찰 조사 때는 “(이 차관 자택이 있는) 아파트 내부까지 다 들어와 정차했고 그 이후에 멱살을 한번 잡혔고 다친 건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후 택시기사는 경찰에 처벌불원서를 제출하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경찰은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인 단순폭행죄 처리 방침에 따라 11월 중순께 사건을 형사입건하지 않고 내사종결 처리했다.

하지만 경찰이 이 차관을 형사입건하지 않은 것을 두고 봐주기 논란이 일고 있다.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 특가법 제5조의10 조항에 따라 입건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2015년 6월 법 개정으로 ‘운행 중’에는 ‘승하차를 위해 일시 정차한 경우’도 포함됐는데, 이 차관 사건이 여기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특가법이 적용되면 피해자의 처벌 의사와 상관없이 형사처벌해야 한다.

경찰은 내사종결 처리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의 집인 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어온 뒤 멱살을 한번 잡혔고, 다친 데는 없었다고 택시기사가 진술했다. 목적지에 도착했기 때문에 운행 중이라고 보지 않았다. 기사도 운행 중이 아니라고 했다. 교통안전이나 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인정되지 않아 종결 처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의 이런 해명에 대해 양홍석 변호사는 “개정된 특가법을 적용하면 입건을 해야 할 상황이다. 법에 따라 입건한 뒤에 실제 폭행 수위 등 사실관계를 따져서 단순폭행으로 처리할지 여부를 판단하면 된다. 비슷한 사건이 그렇게 처리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반면 헌법재판소 연구관을 지낸 노희범 변호사는 “법의 취지는 운행 중 운전자 폭행이 대형사고 위험이 있으면 이를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 상황이 특가법 적용 대상이 되는지는 구체적인 상황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무조건 특가법을 적용하면 가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광준 장필수 기자 ligh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