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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한 장의 다큐] 섬진강 수재민의 새해

등록 2021-01-01 18:43수정 2021-01-02 02:30

[토요판] 한 장의 다큐

지난해 8월8일 새벽 섬진강댐을 방류하면서 서시천 제방이 무너져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겼던 구례군 양정마을. 방류 3시간 전 통보 규정을 어기고 불과 8분 전에 문자로 통보해, 주민들은 키우던 소를 제대로 건사하지 못하고 몸만 간신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백남례(61)씨가 키우던 소들 가운데 한마리는 이웃집 지붕에 올라가 이틀을 버틴 끝에 겨우 살아남았다. 그렇게 돌아온 암소가 낳은 쌍둥이 송아지들, 어미 소의 젖이 말라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파리 쫓을 힘조차 없어 힘들어했다. 분유에 영양제를 타 먹이고 옷까지 해 입히며 돌본 덕에 지난 30일 만난 송아지들은 이제 여물도 잘 먹고 저네끼리 장난도 친다.

주인이 돌본 덕에 소들은 이전 생활로 돌아왔지만, 주민들 생계는 막막할 뿐이다. 한국수자원공사와 환경부의 안전불감증과 무책임이 불러온 인재인데도,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고 주민들은 입을 모은다. 구례읍 공설운동장에선 아직도 18가구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임시주택에서 겨울을 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지시로 설치한 임시주택마저도 사기 납품 전력이 있는 업체가 저가 자재로 시공한 불량주택으로 드러나 수재민들을 두번 울렸다. 수해복구 예산 3324억원은 목적사업인 피해시설 복구에 집중돼 주민들에게는 말 그대로 그림의 떡이었다. 골프연습장 예산 45억원, 예술인마을 공연장 건립 24억원 등이 포함된 2021년도 구례군 예산 3139억원 중에도 수재민 보상으론 단 1원도 편성되지 않았다. 소는 잃었지만 외양간을 고친 주민들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무얼 하고 있냐고 묻고 있다.

구례/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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