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은 쇼핑 아니다. 사과하라” 청와대 청원글 올라와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온·오프 혼합 방식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현안 질문을 하기 위해 번호판을 든 기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 청원글 전문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Temp/f122zp)
입양을 기다리는 아이들과 양부모님께 사과하셔야 합니다.
오늘 문재인 대통령님의 신년 기자회견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지금까지 정인이의 사망과 관련하여, 입양 사후관리를 철저히 해라 라는 말을 반복하신 것에 이어 오늘은 “입양 부모의 경우에도 마음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일정 기간 안에는 입양을 다시 취소한다던지, 여전히 입양하고자 하는 마음은 강하지만 입양 아동과 맞지 않는 경우 등 아이 바꾼다든지 등 입양 아동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을 (관련 부처가) 세우길” 이라는 정말 무서운 말을 하셨더군요.
대통령님은 사회복지를 모르시니 저렇게 무서운 말을 할 수 있다고 해도, 최소한 저 말을 하시기 전에 복지부와 같은 관련 부처와 이야기를 해보신 것일까요? 그렇다면, 앞으로 대한민국 사회복지의 미래가 정말 암담합니다.
저 말씀은 결국 이번 아이의 사망이 아이를 죽인 살인자 양부모와 살인자에게 죽임을 당한 아이가 ‘맞지 않아서’ 생긴 일입니까? 아이를 바꿔주면 이 아이는 살고 바뀐 아이도 살았을까요?
대통령님. 입양이라는 것은 아이를 골라 쇼핑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입양이라는 것은 아이를 사고 맘에 들지 않으면 반품하고 환불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아이의 평생을 내가 책임지겠다는 결심이 섰을 때 양부모님들은 그 어떤 것과 비할 수도 없는 사랑과 두려움을 가득 안고 한 아이를 입양하는 것입니다. 친부모가 생명은 지켜주었지만 그 아이를 끝까지 지키지 못하고, 나라에서도 지키지 못한 그 아이들을 그런 마음으로 입양하시는 것입니다.
적어도 보통의 양부모님들은 그러합니다.
그렇다면 이번 일은 그 사람들이 양부모라기보다는 살인자라는 것에 포커스가 맞춰져야 하지 않을까요?
입양 사후관리 철저히 진행되어야 하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그럼에도 이 나라의 대통령님 마저 입양을 기다리는 아이들과 그 양부모님을 저런 취급하시면 그 아이들은 대체 누구의 보호를 받아야 합니까. 누가 과연 그 아이들을 입양할 수 있습니까.
부디 저 부분에 대해서만이라도 실언이었음을 인정하시고 아이들과 양부모님들께 사과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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