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2019년 5월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법무부가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관련 해명에 나섰지만 당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직권으로 출국금지에 나서지 않은 배경에 대해선 제대로 해명하지 않아 의문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법무부는 최근 “김 전 차관 긴급출금 일부 절차와 관련한 논란은 출입국관리법상 법무부 장관이 직권으로 출금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점에 비춰볼 때 부차적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장관의 직권 출금도 가능했던 사안인 만큼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에 파견됐던 이규원 검사가 존재하지 않는 사건번호 등으로 김 전 차관 출국 시도를 막은 출국금지 자체는 적법하다는 설명이다. 법무부는 장관이 직권 출금한 전례가 있다고도 했다. 추 장관은 2013년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이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자 의혹 조사를 위해 참고인을 직권으로 출금한 사례가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법무부의 해명은, 장관이 직권 출금할 수 있는데도 왜 위법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파견검사의 긴급출금으로 김 전 차관의 출국을 막았는지는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법무부 직원들이 김 전 차관의 출국 상황 조회를 무단으로 했다’고 국민의힘이 주장했을 때도 법무부는 “‘수사를 위하여 출국이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사람에 대한 출국 금지’(출입국관리법 제4조 제2항) 관련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불가피하게(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항) 김 전 차관의 출입국 여부를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법무부 장관의 직권 출금 조항을 근거로 김 전 차관의 출국 여부를 조회했다고 설명했지만, 출금을 왜 박 장관이 하지 않았는지 법무부는 설명하지 않고 있다. 한 검찰 간부는 “당시 출국금지 요건이 맞지 않았다면 일단 이 검사 요청을 불승인하고, 장관 직권으로 출국금지 조처를 취하는 방법이 있었다. 지금 논란보다 적법한 방법으로 김 전 차관의 출국을 막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긴급출금 요청 당시 범죄수사 개연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태여서 장관 직권 출금에 부담을 느끼고 조사단이 직접 나서게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전 차관 출금 뒤 2019년 3월29일 구성된 특별수사단이 김 전 차관의 긴급출금을 연장하고 수사를 진행한 점을 놓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추 장관은 “검사의 출금 요청에 검사장 관인이 생략된 것이 문서 양식상 문제라 하더라도 당시 검찰 수뇌부는 이를 문제 삼기는커녕 출금을 연장 요청하면서 관련 수사를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특수단은 검사 13명을 투입해 김 전 차관 수사에 착수했고 두달 뒤 김 전 차관을 뇌물 혐의로 구속했다. 그러나 당시 수사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수사를 할 때 이미 출금이 된 사안은 새로 출금을 요청해도 효과가 동일하기 때문에 굳이 신규 출금을 하지 않는다”며 “출국금지 판단 주체는 법무부이고 당시 전후 상황이 달라진 게 없었다”고 설명했다.
배지현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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