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노조 채용비리 사건이 터진뒤 현대자동차 노조 일부 대의원들이 대기업 노조로는 처음으로 인사청탁 등 각종 부조리 근절과 자정결의에 스스로 나서는 등 구체적 행동강령을 만들어 다른 노조로의 확산 여부가 주목된다.
34명의 대의원들로 꾸려진 이 회사 승용 1공장 대의원회는 지난달 28일 출범식때 10개 항목으로 꾸려진 행동강령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데 이어 행동강령 준수를 감시하는 행동강령위원회를 곧 꾸릴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24일 승용1공장 조합원 3300명의 직선으로 뽑힌 이들은 지난달 5일 첫 월례회에서 “노동운동의 초심으로 돌아가자”며 행동강령 제정위원회를 발족한 뒤 조합원 설문조사를 거쳐 행동강령 내용을 확정했다.
행동강령 10개 항목은 솔선수범, 언행일치, 비방금지, 규율준수, 비리척결, 불의배척, 투명한 활동, 일상활동 강화, 부당노동행위 감시, 혁신과 변혁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이 강령은 △신분과 직함을 사적 이해관계 관철수단으로 이용하지 않기 △불공정 인사청탁 행위 및 이권개입 않기 △금품·향응 수수 및 제공 않기 △조합원들의 사적 청탁 거절 등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대기업 노조의 도덕성과 관련된 내용들을 많이 담고 있다.
승용1공장 대의원회는 이 행동강령이 현장에서 뿌리내릴 수 있도록 3~4명으로 구성된 행동강령위원회를 곧 꾸려, 이 위원회가 행동강령 위반행위에 대한 제보를 받고 진상 조사도 벌이도록 할 계획이다. 또 대의원회는 상벌조항을 만들어 비위혐의가 사실로 드러난 대의원은 대의원회에서 제명하고 강령을 잘 지키는 대의원은 포상할 방침이다.
앞서 2년 전 현대자동차 노조 집행부가 조합원 윤리강령 성격의 지침을 현장에 내려 보낸 적은 있으나 조합원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대의원들이 자발적으로 윤리운동을 펼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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