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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코로나 시대, 소개팅도 언택트? ‘줌개팅’ 살펴보니

등록 2021-01-28 14:46수정 2021-01-28 15:05

1회성 이벤트가 입소문
“신선하면서 어색하기도…호불호 갈릴듯”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때문에 사람도 못 만나고 너무 심심하잖아요. 그래서 뭐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에 신청했는데 (해본)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릴 것 같아요.”

모니터 화면 너머로 마주한 직장인 ㄱ씨는 ‘줌개팅’(화상 회의 플랫폼인 줌을 이용한 소개팅)을 신청한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비대면 만남이 일상화되자, 젊은 남녀를 대상으로 ‘줌개팅’을 주선하는 업체들도 생겨나고 있다. <한겨레>는 줌개팅에 참여해본 이들에게 ‘언택트(비대면) 만남’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줌(zoom) 누리집 갈무리.
줌(zoom) 누리집 갈무리.

줌개팅에 참여한 사람들은 “어색하지만 신선하다”는 소감을 보였다. 이들은 대부분 지인이나 뉴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광고 등을 통해 비대면 만남을 주선하는 업체를 접했다. ㄴ씨는 “이걸 하시는 분들은 어떤 분들일지 궁금해서 신청하게 됐다. 화면만 보고 얘기하는 게 어색하긴 하지만, 새로운 경험이라 생각하고 괜찮으면 친구들에게 추천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줌개팅 경험이 있는 ㄱ씨는 “‘사람 만나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괜찮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화면으로 사람과 만나는 게 생각보다 신선한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다.

줌개팅 업체들은 대개 신청자들의 가치관·성향·취향 등을 사전에 파악한 뒤 이들 중 적절한 상대방을 찾아 짝지어주는 방식으로 만남을 주선하고 있다. 대화할 주제나 질문을 미리 지정해 자연스러운 대화를 유도하는 장치를 마련해놓기도 한다.

그럼에도 줌개팅은 마주 앉아 상대의 눈을 보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소개팅과는 다르다. 15∼20분 내외의 짧은 만남에서 카메라를 응시하며 모니터 너머의 상대방을 지켜봐야 하기에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한다.

“집에서 하다 보니 아무래도 배경과 조명이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어요. 시선을 둘 곳도 모니터와 카메라뿐이라 더 긴장되기도 했어요.”

(ㄷ씨)

“시간 압박을 느끼다 보니 어떤 경우는 맥락 없이 아무 말이나 하다가 끝나버릴 때도 있어요. 상대방이 카메라를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고 시선을 회피하면 난감해요.”

(ㄱ씨)

화면 정중앙에 뜬 상대방 얼굴에 집중할 수밖에 없어 순간의 ‘눈 떨림’이나 미세한 표정변화, 손짓 등에도 온전히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줌개팅’은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나 소셜 모임 업체 등에서 1회성 이벤트로 시작됐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꾸준히 인기를 얻자 결혼정보회사도 도입하고 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코로나를 계기로 오프라인 만남이 없어지다 보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온라인 만남이 주는 가치가 한층 커졌다. 비대면 만남은 익명성이라는 강점을 지니고 있기에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줌으로 ‘소개팅’을 주선하고 있는 업체 누리집 갈무리.
줌으로 ‘소개팅’을 주선하고 있는 업체 누리집 갈무리.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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