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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거리 청소년’ 위한 단 하나의 천막, 설에도 쉬지 않는다

등록 2021-02-06 04:59수정 2021-02-06 13:38

[토요판] 커버스토리
거리 청소년 아웃리치 현장

전국 13곳 청소년 아웃리치 중단
유일하게 남은 신림동 ‘엑시트’
활동가 교육 뒤 현장 투입돼보니
정부 외면 속 밥·잠자리·돈 부족

요식업계 불황에 ‘알바’도 씨 말라
앱 배달 라이더 늘어도 불리한 조건
오토바이 리스비 1년 1천만원 넘어
여성 청소년은 일 구하기 더 험난

작년 거리청소년 5천명 넘게 방문
‘방역지침’만 있고 현장지원 ‘뚝’
전체 7만명 추정…실태 파악 못해
“코로나로 심리적 위기도 빨간불”
‘움직이는 청소년 센터 엑시트’ 활동가들이 1월22일 저녁 서울 신림사거리 봉림교 옆에서 청소년 지원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 1년,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13곳의 이동형 아웃리치 버스가 비대면으로 전환한 뒤로 대면 방식으로는 유일하게 남은 거리 청소년 아웃리치 현장이다. 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
‘움직이는 청소년 센터 엑시트’ 활동가들이 1월22일 저녁 서울 신림사거리 봉림교 옆에서 청소년 지원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 1년,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13곳의 이동형 아웃리치 버스가 비대면으로 전환한 뒤로 대면 방식으로는 유일하게 남은 거리 청소년 아웃리치 현장이다. 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

▶ 코로나19 1년, 거리 청소년은 ‘없는’ 존재로 여겨졌다. 실종신고된 2만명(경찰 추산)과 27만명(여성가족부 추산) 사이 어딘가에 이들은 여전히 있었다. 숫자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존재는 때론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여겨진다. 코로나는 그들에게 질병 이전에 배고픔과 추위였다. 코로나가 덮친 긴 겨울 밤, 잠시 의탁할 찜질방도 피시방도 문을 닫았다. 2020년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전국 13곳 거리 청소년 아웃리치 버스는 비대면으로 전환했다. ‘아웃리치’라는 말이 무색하다. 유일하게 남은 단체가 매주 금요일 저녁 8시 서울 신림사거리 봉림교 인근에 자리잡은 ‘움직이는 청소년센터 엑시트’다. 이곳에서 활동가 교육을 받고 1월22일, 29일 현장에서 거리 청소년을 만났다. 엑시트는 지난 10년 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속에서도 꿋꿋하게 거리 청소년들의 밥을 지켰다. 그들의 생각은 간명했다. ‘최소한 굶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혹한 속 한뎃잠 자게 둬서는 안 된다.’ 엑시트의 천막은 설에도 쉬지 않는다.

이번 겨울을 코로나19와 함께 보낸 우리는 기억할 것이다. 밤 9시면 거리에 불이 꺼지고, 사람들은 일제히 집으로 향했다고. 하지만 불 꺼진 서울 신림사거리 디스코 팡팡에도, 그 빌딩 뒤편 텅 빈 골목에도, 그 너머 도림천을 따라 들어선 공중화장실 옆과 그 앞 정자에도 남은 사람들이 있었다. 코로나19로 하루 확진자가 1천명이 넘을 때도, 체감온도가 영하 20도라고 하는 밤에도 ‘5명이 모이면 안 된다는데’ 그들은 거기에 있었다. 11만명(경찰)이라고도, 27만명(여성가족부)이라고도 하는데 누구도 그 수를 장담하지 못한다. 누구도 그들이 거기에 있는 이유를 단정 짓지 못한다. 열 중 일곱은 부모 등 가족과의 갈등 때문이라는 정도가 그들을 설명하는 최소한이다. 그들을 만나고 싶었다.

활동가가 되기로 했다. ‘움직이는 청소년 센터 엑시트’ 버스에 타기 위해서다. 코로나19 1년,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13곳의 이동형 아웃리치 버스가 비대면으로 전환한 뒤로 대면 방식으로는 유일하게 남은 거리 청소년 아웃리치 현장이다. 2.5단계 거리두기, 5인 이상 집합금지가 내려진 서울에서 그들은 밥통 두개에 밥 30인분을 담아 신림사거리 인근 봉림교 한편을 지켜왔다. 이유는 간명했다. “청소년들이 원해서”다. 2011년부터 일관되게 지켜온 엑시트의 구호처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추석에나 설날에나” 버스가 정차했고, 그 세월을 믿고 찾아오는 청소년들이 있었다. 활동가들은 이들을 ‘엑시터’로 불렀다.

1월22일 활동가 교육을 받았다. 교육은 엑시트 소개, 2019년 7934명(신림 지역 엑시트 버스 이용 연인원)으로 집계된 엑시터들의 위기 상황, 주거, 질병, 법률 등 사례 지원, 활동가의 원칙(제1 원칙 ‘인권 보장과 현장 안전을 위해 청소년의 비밀을 지킨다’ 등)으로 이어졌다. 지난겨울에도 10여차례 있었던 자원활동가 약식교육이었다. 엑시트에서는 활동가가 하는 일을 “배제된 청소년을 찾는 것, 그들의 욕구를 파악하고 함께 해결하는 것, 위기 상황에 개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초짜 활동가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교육 뒤 만난 한 청소년이 답을 내놨다. “어차피 공기계(서비스 중단 휴대전화)에 딱 3천원 들고 노상까봐야 안다”고 했다. 밥 한끼도 해결하기 힘든 돈과 정지된 휴대전화만 들고 거리에서 직접 겪어봐야 안다는 말이다. 당신은 그걸 할 수 없으니 평생 모를 것이라는 삐딱한 진심을 담고 있다. 그래도 부딪쳐보기로 했다.

활동가들이 소시지야채볶음, 불고기, 달걀부침, 오징어진미채, 김치 등을 도시락에 담고 있다. 불고기와 소시지야채볶음과 달걀부침 등은 따로 담았다. 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
활동가들이 소시지야채볶음, 불고기, 달걀부침, 오징어진미채, 김치 등을 도시락에 담고 있다. 불고기와 소시지야채볶음과 달걀부침 등은 따로 담았다. 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

“오늘 한끼도 못 먹었어요”

“밥이 제일 중요하죠.”(박유리 활동가)

교육을 마친 뒤 첫번째 업무는 도시락을 싸는 일이었다. 교육 동기 “마미님”(사단법인 두루 마한얼 변호사 별칭)과 함께 소시지야채볶음, 불고기, 달걀부침, 오징어진미채, 김치 등을 도시락에 담았다. 25인분 반찬통 말고도, 손바닥만한 반찬통에 불고기와 소시지야채볶음과 달걀부침 등은 따로 담았다. 반찬만 포장해 가는 청소년들을 위해서다. 엑시트 버스를 찾은 청소년은 신림 지역에서만 지난 한해 5176명(연인원)이다. 이들이 엑시트에서 먹은 밥은 985끼니다. 활동가들이 밥, 밥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엑시트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청소년들이 탈가정 이후 어려움을 호소하는 대표적인 항목은 배고픔, 잠잘 곳, 돈이 없어 생기는 고통 등이다. 이 본능의 영역에서 결핍이 적절하게 채워지지 못할 때 이는 범죄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엑시트와 인연을 맺고 있는 청소년들이라고 다를 것 없다. 자원활동가로 일하고 있는 서유진 변호사(사단법인 나눔과 이음)는 “법률 지원 사례 중에 잘 곳이 없어서, 배가 고파서 저지르는 생계형 범죄가 가장 많다. 올해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신림 지역에서 서 변호사가 중심이 된 법률 지원을 포함해 의료 지원, 정서 지원 등 이른바 ‘위기 지원’은 1841건이었다. 지난겨울(2400건)에 비하면 4분의 1 정도가 줄었다. 하지만 엑시트가 4주간은 아예 활동을 접었고, 확진자 발생 추이에 따라 활동의 범위를 조정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청소년의 곤궁함이 줄었다고 볼 수 없다. 지원 사례들을 보면 오히려 상황이 심각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윤경 활동가는 “지난해만 해도 일상적 접점이 유지되고 있어 일이 커지기 전에 와서 해결책을 찾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해결하기 힘든 지경까지 안고 있다가 찾아오는 경우가 늘었다”고 했다.

아웃리치 현장으로 가는 길, 이 활동가의 휴대전화가 울린다. 익숙한 듯 “거리두기도 방역도 잘하고 있다. 걱정 안 되도록 하겠다”고 통화를 마무리한다. 경찰이다. 민원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말 하루 확진자가 전국 1천명을 넘어서고, 거리두기 2.5단계가 지속되면서 엑시트를 향한 항의는 계속되고 있다. 1월 중순에는 청와대 게시판에도 민원이 등장했다. 민원인은 버스 주변의 상인이었다. 사무실에서 차로 5분이 될까, 봉림교 옆에 밥을 내려놓고 베이스캠프인 천막을 쳤다. 천막은 도림천변에 설치돼, 상권과 동선이 직접 겹치지는 않는다. 건너편 길가로 음식점, 미용실, 노래방 등이 어깨를 맞댄 듯 빼곡하다. 어느 곳 할 것 없이 몇걸음 둘러봐도 똑같다. 마스크를 쓴 사장, 종업원 한둘이 멍하니 앉아 있다. 그들도 안다. 금요일 저녁 8시 주린 배를 채우려 엑시트를 찾는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손님이 될 확률이 높지 않을 것이다. 한 음식점 사장은 “좋은 일 하는 건 알겠고 아이들 힘든 것도 알겠는데 코로나(방역)도 걱정되고, 나도 힘들다”고 했다. 결국 며칠 뒤 엑시트에서는 민원인을 직접 만나 이해를 구했다. ‘인성 좋은’ 황인성 활동가가 나섰다. “처음에는 많이 격앙돼 있었지만 (청소년들) 사정을 얘기하니 많이 누그러졌다”고 했다. 그럼에도 민원은 계속된다.

저녁 8시, 첫 활동이 시작됐다. 천막 전체는 안내데스크와 주방이 있는 본채, 식당 두채, 별채로 돼 있다. 주방을 맡았다. 청소년과 눈을 마주치고 자기소개 하기가 좋아 첫 활동으로 좋다는 조언 때문이었다. 천막 앞에서 10분 전부터 기다리던 네댓명이 한꺼번에 들이닥쳤다. 잿빛 방한복과 조끼에서 겨울 냄새가 났다. 청소년 라이더들이었다. 엑시트를 찾는 라이더 수는 지난 연말부터 급증하고 있었다. 배달업은 청소년들의 주된 아르바이트 직종이 됐다. 여성가족부 자료를 보면, 탈가정 청소년 열 중 셋이 음식점·식당·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 자리를 얻는다. 그다음이 배달·운전이다. 코로나19가 거리 청소년 직업 선택의 지형을 바꿔놓은 것일까. 라이더유니온의 구교현 기획팀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식당 등 요식업계가 타격을 입으면서 청소년들의 일자리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앱을 통한 배달이 늘면서 라이더의 수도 따라 증가한 것 같다”고 했다. 방역을 위해 한자리씩 떨어져 앉은 라이더들은 묵묵히 밥을 입에 몰아넣었다. 배고픈 것인지 바쁜 것인지 그 둘 다인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그들의 긴장과 조급함이 궁금했다. 주방을 잠깐 벗어나니 문지기 역할을 하는 천막 밖 자원활동가에게 몇몇이 하루 고생담을 털어놓고 있었다. 다가가니 침묵이 흐른다. 초짜 활동가에게는 곁을 주지 않으려는 듯했다.

밤 10시가 넘어서면서 밥을 찾는 청소년이 뜸해졌다. “제제(활동가 별칭), 오늘 나 한끼도 못 먹었어”라며 천막으로 들어서는 청소년이 마지막이었다.

저녁 8시, 첫 활동이 시작됐다. 천막 전체는 안내데스크와 주방이 있는 본채, 식당 두채, 별채로 돼 있다. 주방을 맡았다. 청소년과 눈을 마주치고 자기소개 하기가 좋아 첫 활동으로 좋다는 조언 때문이었다. 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
저녁 8시, 첫 활동이 시작됐다. 천막 전체는 안내데스크와 주방이 있는 본채, 식당 두채, 별채로 돼 있다. 주방을 맡았다. 청소년과 눈을 마주치고 자기소개 하기가 좋아 첫 활동으로 좋다는 조언 때문이었다. 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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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쓰고 쉽게 자르는

주방을 지켜서일까. 두시간 넘도록 들은 것은 밥과 반찬 얘기뿐이었다. 밥 얘기가 시작인 줄, 그게 엑시트 10년의 비결인 줄 그때는 몰랐다. 무엇이든 잘하고 싶었던 초짜 활동가의 마음은 타들어갔다. 2019년 상담 내용에는 주거 문제가 400건이 넘고, 질병이 185건, 금융 문제가 146건이었다. 법률 지원이나 성폭력, 심리 상담만 해도 각각 수십건이다. 상담 수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절실한 문제라는 방증이다. 상담 중 가장 많은 사례인 주거는 엑시트에서도 당장 어찌해볼 수 없어 늘 고민거리다.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쉼터에 입소하도록 연계하는 것조차 쉽지 않아졌다. 한 청소년의 경우 지난해 여름부터 쉼터를 알아보다 결국 포기했다. 물론 지난해부터 주거 문제에 희망의 단초도 있다. 엑시터 중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임대주택에 당첨된 경우가 나왔다. 복지정책에 따라 청소년 등 취약계층의 삶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물론 현재로서 이는 매우 이례적인 사례일 뿐 갈 길은 멀다. 특히 거리에 나온 여성 청소년의 삶은 주거와 결부될 때 수시로 궁지에 놓인다. 엑시트가 제공한 자료를 보면, 여성 청소년의 경우 탈가정 뒤 경험하는 위기 열 중 셋 가까이는 잠자리를 해결하지 못해서 생기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조건만남과 성폭력 등의 문제를 야기해온 ‘가출팸’은 집에서 나온 여성 청소년이 에스엔에스(SNS)를 검색하면 어렵지 않게 접근이 가능하다. 하지만 안전은 담보되지 못한다. 지난 1일 기자와 만난 여성 청소년 우삼(가명)은 “가출팸을 누가 가고 싶어서 가나. 갈 곳이 없으니까 가게 된다”고 했다. 결국 여성 청소년은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성매매라는 선택지로 내몰리기도 한다. 2016년 국가인권위원회 자료를 보면, 성매매 여성들이 처음 성매매를 경험한 나이는 14~16살이 절반을 넘는다. 잘 곳이 없어서(35%), 다른 일자리가 없어서(26.2%), 배가 고파서(25.2%) 등의 사연들은 탈가정 뒤 겪는 어려움과 고스란히 겹쳐진다.

밤 12시. 천막 곳곳이 유난히 더 버석거렸다. 무릎 아래 높이로 말려 있는 천막 아랫단에서 나는 소리였다. 기상청은 1월22일의 최저기온을 영상으로 기록했다. 하지만 관악산을 타고 도림천을 내달리다 들이치는 바람은 매서웠다. 발바닥에 핫팩을 붙이는 한 활동가에게 “저온화상을 조심하라”고 어쭙잖은 충고를 날린 것도 금세 잊었다. 한가한 틈에 뒤늦게 발바닥 앞꿈치와 뒤꿈치 모두 핫팩을 둘러 싸맸다. 시간은 다 돼가는데 아쉬움만 남았다. 하루 종일 교육자료의 설문 결과 하나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엑시트에는 어떤 활동가가 필요한가요?” 1위는 “재치 있고 유머러스한 활동가”였다. 기회가 없진 않았다. 멍하니 혼자 밥통을 지키고 있는데 한 청소년이 다가왔다. “어영님 머리요. 쥐가 파먹은 거 같아요. 까르르. 까르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멈칫하는 사이 그는 자리를 떴다. 그래도 고마웠다.

새벽 1시, 박수를 끝으로 첫 활동이 마무리됐다. 활동가의 업무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다시 모여 아웃리치의 결과를 보고하고 정리한다. 이날 찾은 청소년이 32명. 코로나가 오기 전 2월의 평균치에 가깝다. 엑시트에서는 코로나19 상황이라고 해서 이들에게 특별히 달라진 점은 없는 것으로 본다. 코로나19의 영향을 더 받은 것은 오히려 엑시트다. 지난해 2월부터 4월까지는 규모를 줄여 버스 없이 천막에서 청소년들을 만났고, 방역을 이유로 4월부터 8월 중순까지는 천막도 접은 채로 작은 승합차에서 생필품과 간편식을 나눠 주는 식으로 활동했다.

“밥 좀 줘, 버스에서 좀 쉬자”

규모를 줄인 영향 때문인지 찾아오는 청소년도 줄었다. 2019년 같은 기간 엑시트를 찾은 청소년은 986명인데 2020년에는 366명으로 절반이 되지 않았다. 8월15일 광화문집회 이후 서울에서 집단감염의 조짐이 보이면서 엑시트는 아웃리치 활동을 전면 중지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때 “밥 좀 줘. 버스에서 좀 쉬자”는 청소년들의 항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들에게 ‘밥’은 버스에 더해진 세월의 더께처럼 포기할 수 없는 권리처럼 보였다. 활동가들은 이 모습에 오히려 고무됐다. 4주 만에 활동 전면 재개를 결정할 명분이 됐다. 천막 활동부터 재개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엑시트를 찾아 밥을 먹은 거리 청소년은 9월 30명까지 줄었다가 10월에 169명으로 늘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부터 따져도 가장 많은 수다. 만약 9월 이전에도 활동을 그대로 유지했다면 역대 최대 수의 청소년이 다녀갔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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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자원활동 경험 이후로 한가지 궁금증이 떠나지 않았다. 거리 청소년 중 남성들이 식당에서 라이더로 일을 갈아타는 동안 여성 청소년들은 무얼 하고 있을까. 엿새 뒤인 1월28일 엑시트 사무실에서 보라(가명)를 만나 경험담을 들었다. 그는 지난해 9월부터 100일을 “엄마와의 갈등”으로 거리에서 보냈다. “처음에는 운이 좋았다”고 했다. 이유가 있었다. 지난 한해 내내 코로나19로 힘겹기만 하던 거리가 반짝하던 시기가 있었다. 8월15일 광화문집회 뒤 확진자 추세가 꺾이면서다. 그때 잠깐 거리는 불을 밝혔다. 보라가 거리에 나선 게 그때다. 10월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조정되기도 했다. 집을 나온 당일부터 “마침 자리가 났다”며 연락을 받은 것은 그래서였을 것이다. 덮밥집에서 코인노래방으로, 웨딩홀로 서빙을 “하루 세 탕” 뛰기도 했다. 선릉역, 잠실에서 다시 강북으로 서울을 가로질렀다. 어림잡아 하루 12시간을 넘게 일한 날도 있었다. 그래도 한달 뒤 급여는 200만원에서 한참 모자랐다. “어른들은 예상했던 것보다 치사했”다. 하루는 가게에 들어서는데 사장이 “열 한번 재보자”고 했다. 37도가 조금 넘었다. “원래 열이 많은 체질이에요. 몸이 하나도 아프지 않은데 그 자리에서 쫓겨났어요.” 급히 찾은 병원에서는 별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그런데 사장은 결과적으로는 결근이니 벌금 5만원을 내라고 했다. 지금도 분이 풀리지 않는다. “학교 안 다닌다고 하니까. 만만해 보이니까 이용해먹기 쉽고, 제대로 항의도 못 하고, 잠깐 쓰다가 버려도 누가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고….” 그 사장은 가게가 어렵다면서 결국 십몇만원을 떼고 건넸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한달여가 지났을까. 3차 유행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구할 때보다 더 쉽게 잘렸”다. 시급 1만원을 받았던 코인노래방은 11월 중순도 되기 전 확진자가 늘어날 기미를 보이자 문을 닫았다. 부정기적이었지만 부를 때마다 한번도 빠지지 않았던 웨딩홀에선 더 이상 전화가 오지 않았다. 덮밥집과 고깃집은 차례로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는 말 한마디로 사실상 끝이었다. “일하는 언니가 있으니 어린 사람이 양보해라”(덮밥집), “제일 늦게 들어왔으니 먼저 그만두는 건 당연하다”(고깃집) 등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댔다. 만 16살인 보라는 계약서를 쓰지 못했다. 법적 미성년이 일을 하려면 부모 동의를 얻어야 한다. 집을 나온 마당에 불가능한 일이다. 일단 구두로 계약하고 현금으로 받는다. 이게 거리의 질서다.

하루 확진자가 1천명이 넘어가고 3차 유행의 한복판에 들어서자 거리는 다시 불이 꺼졌다. 순식간에 일을 잃은 건 보라만이 아니다. 그 뒤로 거리에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보라가 보기에 절반만 진실이다. 아르바이트를 구하려는 청소년들은 어디를 가도 넘쳐났다. 한 유명 햄버거 체인점에서 알바를 뽑는다는 말을 들었다. 알고 보니 거기는 뽑힌다고 곧바로 일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일하는 것을 보고 정식으로 뽑는다고 했다. 말하자면 ‘알바 아래 알바’였다.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는 청소년 중 대기 인력을 뽑아 더 저렴한 비용으로 일을 시키는 듯했다. “알바 알바라고 해야 하나? 알바 인턴이라고 해야 하나.” 보라는 그 일조차 구하지 못했다. “(여성 청소년에겐) 일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다른 여성 청소년 우삼은 “라이더를 해볼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면허도 없고…”라며 “요즘 들어 일이 없어도 너무 없다”고 보라와 똑같은 이야기를 했다. “알바 자리가 났다는 공고를 보고 전화하면 거의 대부분 마감됐거나 시간이 맞지 않았”다. 그는 엑시트와 같은 법인이 운영하는 청소년 대안 주거공간인 자립팸 ‘청소년자립팸 이상한 나라’에 살지만 최근 일자리를 꼭 구해야 할 일이 생겼다. 당장 다음달부터 자립팸을 통해 지급받던 기본소득 30만원이 예산 부족으로 중단된다. 자립팸에서 살기 시작한 2020년 2월부터 1년을 받은 셈이다. 이 30만원은 자립팸에 사는 모든 개인에게 증빙 없이 쓰도록 했다. 이는 청소년이 공동체의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그 존재만으로 존중받는 경험과 최소한의 경제적 안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시작한 것이었다. 우삼과 함께 만난 알로에(가명)는 30만원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100분의 100”이라고 했다. 정기적인 소득이 없던 우삼, 알로에에게는 자신의 삶을 꾸리는 계기가 됐다는 면에서는 성공적으로 보였다.

지난해 8월15일 광화문 집회 이후 서울에서 집단감염의 조짐이 보이면서 엑시트는 아웃리치 활동을 전면 중지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때 “밥 좀 줘. 버스에서 좀 쉬자”는 청소년들의 항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활동가들은 이 모습에 오히려 고무됐다. 4주 만에 활동 전면 재개를 결정할 명분이 됐다. 천막에서 체온 측정을 하는 모습. 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
지난해 8월15일 광화문 집회 이후 서울에서 집단감염의 조짐이 보이면서 엑시트는 아웃리치 활동을 전면 중지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때 “밥 좀 줘. 버스에서 좀 쉬자”는 청소년들의 항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활동가들은 이 모습에 오히려 고무됐다. 4주 만에 활동 전면 재개를 결정할 명분이 됐다. 천막에서 체온 측정을 하는 모습. 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

코로나19 속 거리 청소년, 깜깜한 정부

1월29일, 두번째 활동에서는 주방이 아닌 안내를 맡기로 했다. “엑시터를 환대하고 메뉴판을 받는 일”이다. 들어오자마자 건네는 메뉴판에는 △네가 골라(밥 먹기, 간식, 토큰, 생리대, 옷(속옷), 생필품 등) △도움이 될까(고민 나누기, 친구 되기, 수다 떨기 등) △이건 어때(영화, 보드게임, 충전 등) △한번쯤은(치료, 병원, 콘돔, 임신테스트기 등) 등이 있다. 이 중에 무엇이든 선택한다. 대체로 밥 먹기와 수다 떨기, 친구 되기가 많았다. 안내의 주 임무는 메뉴판 받기 말고도 ‘버스 이용을 돕고 대화 속에서 사례를 발견하는 일’까지를 아우른다. 마스크 착용 확인, 거리두기 고지와 함께 체온 측정도 주요 임무다. 저녁 8시가 됐다. 기다리던 청소년들이 체온을 서둘러 재고 들어서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단체에서 확인한 바로는 지난해 찾아온 1177명 중 확진자는 없었다. 전체 거리 청소년을 11만명으로 추정한다면 그 1% 남짓이다. 하지만 이를 가지고 전체 거리 청소년의 코로나19 감염 여부 현황을 짐작하기는 어렵다.

코로나19 상황이라고 해서 거리 청소년 문제가 어디로 사라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들의 생존과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태다. 하지만 정부 차원의 실태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거리 청소년 수를 추산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여성가족부는 2020년 쉼터 등 시설에서 보호한 거리 청소년 수가 2019년(3만명)에 비해 3분의 1 정도 줄었으니 실제 거리 청소년도 그에 준해 감소하지 않았을까 추정한다. 이런 거친 계산법으로 따져도 최소한 7만명 이상이다.

안내를 시작한 지 한시간 정도 됐을까. 2인분 도시락을 포장해달라고 주문한 이가 눈에 띄었다. 활동가 입장에서는 반가운 요구다. 이날 체감온도는 영하 20도, 천변의 바람은 더 찼다. 방역을 위해 한번에 밥을 먹을 수 있는 수는 7명 안팎으로, 길게는 20여분을 밖에서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포장이 용이해 보이지만 방문한 청소년 대부분은 밥을 먹고 가기를 원했다. 이유는 복합적이다. 고민 상담을 원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주거가 불안정해 먹을 장소가 마땅치 않은 경우도 있다. 엑시터 중 탈가정을 한 청소년은 열 중 여덟이다. 그런데 2인분이라니 무슨 영문인가 싶었다. “ㄱ이 자가격리 중”이라고 했다. 엑시트의 활동가들은 그 ‘ㄱ’ 또한 익숙한 인물인 듯 안부를 물었다. 두 손 가득 음식을 들고 나서며 친구가 음식을 제대로 먹고 있지 못한다고 걱정했다. 그 이상 어떤 상황인지 물어볼 수 없었다. 그는 음식을 어떻게 전달해줄지, 스스로 안전을 어떻게 확보할지 궁금했다.

거리 청소년들의 상황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필요한 이유는 또 있다. 청소년들의 수요는 밥에만 있지 않다. 메뉴에 생필품을 체크하고 받아간 수는 2019년 376건에서 2020년 691건으로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생필품은 즉석식품, 세면도구, 양말을 포함한 기타 내의류 등이다. 생필품 수요 증가는 마스크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마스크 대란이 있던 3월부터 3개월 정도 꾸준히 유지되다가 6월 이후 줄어든다. 그러다가 11월부터 급증했다. 이는 청소년들이 일자리를 잃거나 또 새롭게 구하려고 해도 구해지지 않은 3차 유행 시기와도 겹친다. 박유리 활동가는 “한부모 가정, 저소득층 등 동사무소에서 파악하고 있는 경우에는 개별 연락해 마스크를 지급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경우 돈이 없어 마스크를 구매하는 것 자체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이날은 의외의 ‘성과’도 있었다. 라이더들과의 대화다. 별채에서 식사 중인 라이더 ㄱ에게 말을 걸었다. 라이더 복장이었던 지난주와 달리 평상복인 점이 눈에 띄었다. 기다렸다는 듯 “지난주 사거리를 건너는데 차가 갑자기 덮쳤다”며 사진을 한장 내민다. 형체를 알아보기 어렵다. 바퀴인 듯 아예 반원으로 접혀 엉킨 고철 덩어리다. “그런데 신기하죠. 몸은 멀쩡해요. 흐흐.” 일어서는 그를 붙들고 맥락 없이 “합의는요?”라고 물었다. 주춤하다가 웃는다. “30만원 받기로 했다. 그 정도면 됐다”고 했다. 상대가 보험 처리 대신 현금 보상을 원했던 것 같다. 진단은 받지 않았다. “그건 말도 안 되는 합의금”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머뭇거리는 사이 다시 발길을 돌린다. 천막으로 돌아오니 다른 라이더 ㄴ이 있었다. 그는 “나는 사고가 안 난다. 사거리를 건널 때 사고가 많이 나는데 속도를 줄이면서 사방을 살피다가 한번에 건너면 된다”고 자랑삼아 말한다. 위기에 놓인 이들이 궁여지책으로 택한 일자리다. 대화가 길어질수록 부조리는 불쑥불쑥 고개를 들었다. 쉼터를 전전한 청소년이 수백만원짜리 오토바이를 살 돈이 있을 리 없다. 답은 리스다. ㄴ의 경우 리스비를 배달업체에 하루 3만5천원씩 낸다. 옆에서 ‘마미’ 활동가가 “하루치면 말이 안 된다”며 휴대전화 계산기를 두드린다. “1년에 50일을 제해도 1천만원이 넘잖아!” 마미가 흥분한다. ㄴ은 오히려 “우리 사장님은 좋은 사람”이라고 한다.

코로나19 3차 유행의 불길을 잡아가던 1월22일, 29일 서울 신림사거리 봉림교 옆에서 ‘움직이는 청소년 센터 엑시트’와 함께했다. 10년째 신림사거리 ‘거리 청소년’의 밥을 챙기는 아웃리치 활동이다. 전국 13곳의 공공기관 현장 아웃리치가 코로나19를 이유로 비대면으로 전환한 사이 엑시트의 천막은 코로나19를 뚫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아웃리치 전진기지가 됐다. 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
코로나19 3차 유행의 불길을 잡아가던 1월22일, 29일 서울 신림사거리 봉림교 옆에서 ‘움직이는 청소년 센터 엑시트’와 함께했다. 10년째 신림사거리 ‘거리 청소년’의 밥을 챙기는 아웃리치 활동이다. 전국 13곳의 공공기관 현장 아웃리치가 코로나19를 이유로 비대면으로 전환한 사이 엑시트의 천막은 코로나19를 뚫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아웃리치 전진기지가 됐다. 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

고립감과 상처는 늘어가는데…

밤 11시가 넘어갈 무렵, 박유리 활동가가 갑자기 습윤밴드와 연고를 찾았다. “자해”라고 했다. 표정이 좋지 않다. 더 물어보지 않았다. 자해는 지난해 코로나19를 겪으며 등장하기 시작한 새로운 문제 중 하나로 꼽힌다. 엑시트의 ‘청소년 개별 위기 지원 현황’에는 “2020년은 정신건강, 자해 등의 이슈가 두드러졌던 해”로 기록하고 있다. “청소년의 자해를 알게 되는 경우 엑시트는 청소년과 만나 치료나 상담을 권하기도 하고 본인이 동의하면 이와 연계하는 일을 해왔다”고 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본인이 동의하면’이다. 본인이 납득하기 전까지 개입은 하지 않는다. “청소년 스스로가 거리 문제 해결의 주역”이라는 관점을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혼자 선택하도록 내버려두지는 않는다. 스스로 살아갈 힘을 낼 때까지 곁을 지킨다는 것 또한 원칙이다. 이와 관련해 메뉴판 항목에서도 2019년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는 대목이 있었다. ‘친구 되기’다. 지난해 394건에서 올해 588건으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 이용 청소년 수가 절반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의미를 둘 만한 숫자다. 이윤경 활동가는 이와 관련해 “코로나19가 거리 청소년의 기본적인 심리적 건강, 특히 고립감에 크게 영향을 미쳤음을 유추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는 올 한해도 계속될 텐데…엑시트마저 사라지면

올해도 어쩔 수 없다. 코로나19 속에서 살아야 한다. 거리 청소년은 여전할 테고, 그들도 밥을 먹어야 한다. 그런데 한가지 문제가 생겼다. 활동 10년을 맞는 ‘움직이는청소년센터 엑시트'와 ‘청소년자립팸 이상한나라'가 올해를 끝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2022년의 예산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로 올 한해를 버티고 있다. 이대로라면 엑시트 버스가 거리 청소년과 밥을 나눌 수 있는 건 올해 10월까지다. 이마저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긴축 운영 중이다.

청소년의 가난에, 조직의 가난이 겹쳤다. 대부분이 인건비다. 청소년들에겐 곁을 지킬 사람이 제일 필요한데, 여러 공모사업은 인건비 제한 규정이 있어 예산 확보가 사실상 어려운 현실이다.

버스는 계속 달릴 수 있을까.

후원 계좌 : 399-039279-04-014 기업은행 들꽃청소년세상 (입금 시 보내는 사람 이름 뒤에 엑시트라고 적어야 엑시트가 후원 당사자가 됨. 기부금 영수증 발급은 전화 및 이메일 문의 02-863-8346, wahahabus@hanmail.net)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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