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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홍대 청소노동자들의 한탄

등록 2021-02-22 18:15수정 2021-02-23 02:32

LG 트윈타워 고용승계 토론회
10년을 건너뛰어 판박이” 비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 공공서비스지부가 22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홍익대 청소·경비 노동자 고용승계합의 10주년 맞이 엘지트윈타워 고용승계 촉구 토론회’를 열었다. 공공운수노조 제공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 공공서비스지부가 22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홍익대 청소·경비 노동자 고용승계합의 10주년 맞이 엘지트윈타워 고용승계 촉구 토론회’를 열었다. 공공운수노조 제공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던데 엘지(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이 10년 전 우리가 겪었던 상황과 똑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회사가 노동자들과 마음을 열고 소통했으면 좋겠습니다.”

홍익대학교 청소노동자 노문희(70)씨는 22일 엘지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을 보며 10년 전 이맘때를 떠올렸다. 2010년 12월 홍익대 청소·경비 노동자 130여명은 노조를 만들었다. 월급 75만원, 하루 식비 300원을 받는 등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였다. 그러자 용역업체는 이듬해 1월부로 노동자 전원을 계약해지했다. 학교는 “책임이 없다”며 이들을 외면했다. 노동자들은 투쟁에 나섰고, 학생들과 시민들이 힘을 보탰다. 투쟁 49일째였던 2011년 2월20일, 노동자들은 전원 고용승계를 약속받았다. 노씨는 “하루아침에 해고된 그때의 절박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엘지트윈타워 노동자들도 우리와 같은 처지에서 싸우고 있는데 꼭 승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 공공서비스지부는 이날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홍익대 청소·경비 노동자 고용승계 합의 10주년 맞이 엘지트윈타워 고용승계 촉구 토론회’를 열었다.

노씨를 비롯해 토론회 참가자들은 10년 전 홍대 청소노동자들과 트원타워 청소노동자들의 상황이 ‘판박이’라고 지적했다. 류한승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기획팀장은 “홍대와 엘지 사쪽이 보여주는 태도나 집단해고 정당화 논리, 무더기 고소·고발 등은 10년을 건너뛰어 거의 똑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형규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도 “둘 다 노조를 결성하자마자 계약 갱신을 거절하고 사실상 조합원 전원을 집단 해고한 것”이라며 “진정한 사용자는 원청인데 노동법상 사용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교섭에 일절 응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엘지트윈타워 청소노동자 80여명은 용역업체 변경을 이유로 지난해 11월30일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 이 중 30여명은 계약해지가 부당하다며 이날까지 69일째 농성을 진행 중이다. 이들은 2019년 노조 설립 뒤 업체와 단체교섭 과정에서 갈등했다는 이유로 계약이 해지됐다고 의심하고 있다. 건물 관리 원청업체는 지난 9일 농성 중인 노동자들에게 여의도 엘지트윈타워가 아닌, 엘지마포빌딩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고용승계 유지 방안을 제시했지만 노조 쪽은 기존 사업장인 엘지트윈타워 근무를 요구해 협상이 결렬됐다. 김형규 변호사는 “영국이나 유럽연합처럼 동일한 내용의 사업을 새로운 업체가 하게 되더라도 고용승계를 의무화하는 입법 대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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