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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소규모 사업장 성희롱 막는 ‘위드유’와 함께 해요

등록 2021-03-08 04:59수정 2021-03-08 09:33

[3·8 여성의 날]
30명 미만 사업장 성희롱 예방 사각지대
무료로 교육·컨설팅…사업장들 “만족도 높아”
박현이 서울직장성희롱성폭력예방센터 위드유 센터장. 이재호 기자
박현이 서울직장성희롱성폭력예방센터 위드유 센터장. 이재호 기자

인공지능 횡단보도 시스템 개발·제조 중소기업인 ‘서경산업’은 2019년 말까지 전체 직원 20여명이 모두 남성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초 영업사원으로 여성 직원을 뽑으면서 경영진은 고민했다. ‘남성끼리만 일해와서 직원들의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 ‘만약 직장 내 성희롱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등의 문제가 걱정이었다.

이에 회사는 외부 진단을 받아 보기로 했다. 지난해 가을 ‘서울직장성희롱성폭력예방센터 위드유’(위드유)의 문을 두드린 이유다. 위드유는 서경산업 노동자들에게 성희롱 예방교육을 하고, 경영진을 대상으로 조직문화 컨설팅을 했다. 이후 회사 쪽은 성희롱·성폭력 관련 규정을 취업규칙에 포함했다. 사내 고충처리 절차도 보완했다. 장지원 서경산업 경영실장은 7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당장 사내에서 성폭력 피해가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는데, 위드유 컨설팅을 통해 대응 체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며 “회사 구성원들의 사고도 많이 바뀌고 노동환경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위드유는 서울 시내 30명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 무료로 교육·컨설팅을 제공한다. 최근까지 서경산업 등 다섯개 중소기업의 조직문화 컨설팅을 지원하고, 23개 중소사업장에 찾아가는 성희롱 예방교육을 벌였다. 소규모 사업장을 대상으로 직장내 고충상담원 교육, 사내 성폭력 피해자 법률·동행지원 등도 한다.

위드유는 직장 성희롱·성폭력이 소규모 사업장에서 일어나기 쉽지만 관련 법·제도가 미비해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문제의식으로 서울시가 설립한 민간위탁 기관이다. 2019년 서울시 여성가족재단 조사내용을 보면 30명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성희롱 피해 경험률은 17.1%로, 30명 이상 사업장 노동자(8.1%)보다 두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30명 미만 사업장은 사내 성폭력이 발생했을 때, 신고할 수 있는 고충처리위원회 설치가 의무사항이 아니다. 노동자가 10명이 되지 않는 사업장은 의무사항인 성희롱 예방교육도 홍보물을 게시·배포하는 것으로 갈음할 수 있어 실효성이 적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위드유가 컨설팅을 지원한 사업장 중에는 전체 직원이 여성인 곳도 있다. 이런 곳에선 직장 내 성희롱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외부 고객이나 타사와의 계약 체결·이행, 영업 등에서 성폭력·성희롱 문제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대표와 직원 등 다섯명이 모두 여성인 영상콘텐츠 제작업체 ‘미닝오브’는 위드유 컨설팅에서 타사와 계약을 맺을 때 ‘청렴윤리 계약각서’를 쓰면, 성 관련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불이익을 받지 않고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는 조언을 받았다. 장은진 미닝오브 대표는 “노동자가 밖에서 성희롱을 당했을 때 직장이 어떻게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을지 막막했는데, 위드유를 통해 대응 체계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위드유는 최근 ‘배달의 민족’과 함께 식당과 카페 등 소규모 창업주에 대한 성희롱 예방교육 캠페인을 하기로 했다.

박현이 위드유 센터장은 “직장내 성희롱 예방체계를 구축하고 성평등 문화를 만듦으로서 안전한 노동환경을 조성하고 노동자의 만족도와 생산성도 높일 수 있다”며 “성희롱 없는 직장문화를 만들고 싶은데 방법을 몰라 막막하거나 사내 성희롱 신고가 발생했는데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모르겠다면 위드유가 힘껏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현이 서울직장성희롱성폭력예방센터 위드유 센터장. 위드유 제공
박현이 서울직장성희롱성폭력예방센터 위드유 센터장. 위드유 제공

이재호 기자 p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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