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엘지(LG)트윈타워 앞에서 열린 제131주년 세계노동절대회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131주년 세계 노동절을 맞아 서울 도심 곳곳에서 집회와 행진이 이어졌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1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엘지(LG)트윈타워 앞에서 ‘제131주년 세계 노동절 대회'를 열고 “하반기 총파업 투쟁으로 불평등 세상을 바꿔내겠다”며 오는 11월 총파업을 예고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대회사에서 “재벌, 대기업은 연일 사상 최대의 매출과 이익을 남겼다고 떠든다”며 “그러나 재난은 노동자를 또다시 거리로 내몰고, 위기는 또다시 노동자들에게 가혹하다”고 비판했다.
양 위원장은 이어 “최저임금을 받던 청소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만들었다고 해고되고, 정부의 정규직화 약속, 최저임금 1만원 약속, 노동존중 사회의 약속은 철저히 깨졌다”며 “경제질서의 변화도 산업구조의 재편도, 기후위기마저도 모두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불평등 세상을 뒤집어엎어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계월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케이오(KO)지부 지부장은 “오늘은 131주년 노동절이지만, 자본과 맞선 해고노동자들은 여전히 거리에서 싸우고 죽어가고 있다”며 “거리에서 고통스러운 싸움을 이어가는 노동자들은 언제까지 싸워야 하나”라고 말했다. 아시아나케이오 소속 해고노동자들은 부당해고에 반발해 단식 농성 등 복직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박이삼 공공운수노조 이스타항공 조종사지부 지부장은 “끝까지 투쟁한 덕에 이상직은 구속됐다”며 “개개인일 때는 약한 노동자지만 뭉치면 강해진다. 모든 노동자가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그 날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1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제131주년 세계노동절대회를 열고 서울 영등포구 마포대교를 건너 행진하고 있다. 김윤주 기자
참가자들은 집회 시작과 함께 비를 맞으며 9명씩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관 방향으로 마포대교를 건너 행진을 했다. 이 과정에서 거리두기 준수 여부를 놓고 일부 참가자와 경찰관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건설노조도 오후 2시 엘지트윈타워를 출발해 경총회관까지 차량 9대로 행진했다.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은 오후 4시 종로구 전태일다리에서 비정규직 당사자들의 요구를 담은 선언문을 낭독하고 ‘해고’, ‘죽음’, ‘가짜사장’ 등 상징물을 부수는 퍼포먼스를 진행한 뒤 서울고용노동청으로 행진했다.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언론노조 등도 잇따라 집회를 열었다.
한편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날 “여의도 일대에서 개최된 민주노총 노동자대회와 관련해 신고된 인원을 초과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과 방역수칙을 위반한 집회 주최자 등에 대해 집시법 및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신속히 출석을 요구해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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