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하며 가구 소득 격차에 따라 아동의 행복감도 다르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어린이재단)이 3일 공개한 설문 조사결과를 보면, 코로나19 상황 속 저소득가구 아동의 행복감은 6.73점(10점 만점)으로 일반가구 아동의 행복감(7.47점)에 견줘 더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전국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 1825명(일반가구 1243명, 저소득가구 582명)을 상대로 지난해 10월19일부터 12월24일까지 진행됐다.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중위소득(총가구를 소득순으로 나열할 때 한가운데를 차지하는 가구의 소득·4인 가구 기준 월 487만원)을 기준으로 일반가구와 저소득가구를 나눴다고 어린이재단은 밝혔다.
수면·공부·미디어·운동 영역 등 아동 발달에 필요한 활동을 고려해 점수화한 ‘아동행복지수’에서 0점을 기록한 아동의 비율도 가구 소득 수준에 따라 차이가 났다. 일반가구의 0점 아동은 49명으로 전체의 4%였지만, 저소득가구의 0점 아동은 39명으로 6.6%로 집계됐다.
어린이재단은 코로나19 전후 아이들의 삶의 만족도를 알아보기 위해 어린이재단의 ‘2017년 아동행복지수(571명 조사)’와 보건복지부의 2018년 ‘아동종합실태조사 데이터(2510명 조사)’를 이번 조사와 비교했다.
코로나19 이후 아동들의 삶의 만족도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아동들의 삶은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7.27점으로 집계됐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6.93점으로 내려앉았다. 우울·불안 점수(3점 만점) 또한 2018년에는 1.17점이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1.24점으로 증가했다.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아이들의 비율도 2018년 조사에서 1.4%(36명)였지만 이번 조사에선 4.4%(81명)로 나타났다.
이제훈 어린이재단 회장은 “이번 조사로 코로나19 상황 속 아이들의 삶의 만족도와 행복감이 어떻게 변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재난 속에서도 아이들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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