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음을 그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돌도 지나지 않은 자녀 2명을 숨지게 한 이른바 ‘원주 삼 남매 사건’의 20대 부부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황모씨와 곽모씨에게 각각 징역 23년과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삼 남매 부모였던 황씨와 곽씨는 지난 2016년 9월 명절 연휴를 보내고 원주시 한 숙박업소에 머물렀다. 황씨는 이곳에서 생후 5개월인 둘째 딸이 잠을 자지 않고 운다는 이유로 두꺼운 이불로 덮어둔 채 장시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2019년 6월에도 생후 9개월인 셋째 아들의 목을 엄지손가락으로 수십초간 눌러 숨지게 한 혐의도 받았다. 아내 곽씨는 남편의 행동을 알고도 말리지 않고, 오히려 숨진 두 자녀의 시신을 함께 암매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황씨는 또 둘째 딸이 사망한 뒤 양육수당 등 710만원을 챙긴 혐의도 있다.
1심은 황씨의 살인 혐의는 무죄로 판단하고 사체은닉, 아동학대 등 혐의만 인정해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곽씨 역시 아동학대 치사 혐의는 무죄로 보고 아동학대 등 혐의만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황씨의 살인 혐의와 곽씨의 아동학대 치사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각각 징역 23년과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양육하고 보호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는 피고인의 친자녀들이다”며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보지도 못한 채 친부에 의해 살해된 피해자들의 생명은 어떠한 방법으로도 되돌릴 수 없고 그 무엇으로도 보상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법원도 이런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손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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