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대엽 대법관이 10일 서초동 대법원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사진 대법원 제공
천대엽 대법관과 김상환 법원행정처장이 10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중앙홀에서 각각 취임식을 열고 업무를 시작했다. 천 대법관 임기는 6년이다. 대법관 중 1명이 맡는 법원행정처장은 임기가 따로 없다.
천 대법관은 이날 오전 10시에 열린 취임식에서 “다수의 부당한 편견으로부터 고통받고 법원 밖에 의지할 곳 없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피난처인 사법부의 역할을 명심하겠다”며 “어떠한 경우라도 형평의 저울이 기울어지는 일 없이 공정한 절차를 통해 시대정신과 공동체의 가치가 구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분열과 갈등의 시대에 소외된 시민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다가서기 위한 사법부의 헌신이 더욱 요구되는 시대임을 깨달았다”며 “초심으로 돌아가 사법부 구성원 모두와 힘을 합해 맡은 바 소임을 다하겠노라는 ‘우보일보’(소의 걸음으로 한 걸음씩 나아간다)의 다짐을 드린다”고 말했다.
부산 출신인 천 대법관은 검찰 출신 박상옥 대법관 후임으로 임명됐다. 부산 성도고와 서울대 사법학과를 나와 1988년 제30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서울지법 동부지원 판사로 임관했다. 서울지법, 부산고법 판사와 대법원 재판연구관, 부산지법 부장판사, 대법원 부장재판연구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부산고법 부장판사,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지냈다. ‘걸어 다니는 형사판례백과사전’이라 불릴 정도로 형사사건에 해박하다. 천 대법관의 합류로 대법원 전원합의체를 구성하는 13명의 대법관은 모두 비검찰 출신으로 꾸려지게 됐다.
김상환 법원행정처장이 10일 취임했다. 사진 대법원 제공
대법원은 이날 오전 11시 같은 곳에서 김 법원행정처장 취임식도 진행했다. 법원행정처장은 전국 법원 인사와 예산, 회계 등 사법행정을 책임진다. 김 처장은 “억울한 상황에 놓인 국민들이 마지막으로 믿고 기댈 수 있다는 신뢰와 공정하고 투명한 재판절차를 통해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받을 수 있다는 신뢰를 쌓는 것이 법원의 가장 중요한 소명”이라며 “법원이 소명을 다 할 수 있도록 사법행정의 역량과 정성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주권자인 국민들과 법원 가족 모두의 공감을 얻어 지금까지의 대법원이 모색하고 실천했던 제도 변화가 의미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손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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