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타낸 4명 벌금·징역형 확정…병원장도 유죄
단순 통원치료를 입원치료로 속여 거액의 보험금을 타낸 전문 보험사기꾼과 이를 도운 병원장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대법원 1부(주심 고현철 대법관)는 보험금을 노리고 환자 행세를 한 혐의(사기)로 기소된 김아무개(51)씨 등 4명에게 벌금 100만원~징역 10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거짓 입원확인서를 떼어준 경기 부천시 ㅂ병원장 조아무개(55)씨는 사기방조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김씨는 2000년 “ㅂ병원에는 입원을 해도 외출이 자유롭다”는 소문을 들었다. 간염 치료 등을 명목으로 ㅂ병원에 ‘출퇴근’한 김씨는 “2000~2002년 11차례에 걸쳐 356일을 입원했다”는 입원확인서를 근거로 6개 보험사로부터 5700만원을 타냈다. 그러나 김씨는 이 기간에 자신의 본업인 싱크대 배달을 하는가 하면, 화물차를 몰다 속도위반으로 걸리기도 했다.
징역 10월이 확정된 장아무개(40)씨도 신장염을 이유로 한달 동안 포도당 주사 등 단순치료만 받고, 같은 수법으로 8개 보험사로부터 6900만원의 보험금을 받아냈다. 보험설계사를 했던 장씨는 2000년부터 본인, 남편, 자식 명의로 50개의 보험에 가입해 한달 보험료로 700만원까지 냈다. 이런 식으로 ㅂ병원이 1998~2002년 4년 동안 발급한 입원확인서를 근거로 가짜 환자들이 타낸 보험료는 모두 1억5천만원에 이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들이 병원에서 받은 치료는 근육주사나 포도당 주사 등으로 통원치료가 가능한 것으로, 입원 기간에 외출을 하거나 일을 하는 등 보험사를 속여 보험금을 타낸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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