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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강남역 살인사건 5주기…“우리는 백래시에 맞서 연대한다”

등록 2021-05-16 17:15수정 2021-05-17 02:40

“범죄 불안 줄지 않았지만 연대를 통해 힘 얻는다”
서울여성회, 온라인 추모공간 열어
17일 강남역서 오프라인 추모행사 예정
강남역 살인사건 5주기 온라인 추모공간 누리집 갈무리
강남역 살인사건 5주기 온라인 추모공간 누리집 갈무리

“연일 일어나는 여성혐오 사건을 보면 5년이 지나도 세상이 별로 바뀌지 않은 것 같아 씁쓸해요. 하지만 적어도 저와 여성들은 바뀌었어요. 강남역 살인사건은 제 인생을 뒤흔든 사건입니다.” (직장인 김아무개(27)씨)

17일 ‘강남역 살인사건’ 5주기를 맞아 추모와 연대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여성들은 한국사회의 여성혐오가 여전하다고 지적하면서도,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연대하는 여성들을 보면서 변화를 실감한다고 말했다. 강남역 살인사건은 2016년 5월17일 새벽 김아무개(39)씨가 서울 강남역 인근 남녀공용화장실에 숨어있다가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사건이다. 김씨는 여성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며 그 전에 들어온 남성 6명은 그냥 보냈다. 이 사건은 한국 사회의 ‘페미니즘 리부트(재시동)’ 계기로 꼽힌다.

대학원생 정아무개(26)씨는 “강남역 살인사건 전이나 지금이나 범죄에 대해 느끼는 불안은 비슷하다”라면서도 “하지만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범죄에 대한 여성들의 불안이 그저 개인의 일이 아니라는 논의가 활발해졌다”고 짚었다. 정씨의 말처럼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5년이 지났지만 여성들은 범죄에 대한 불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경찰청> 범죄통계를 보면 강남역 살인사건이 일어났던 2016년 여성이 피해자였던 강력범죄는 2만2000건이었지만, 2019년엔 2만2718건으로 소폭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객관적인 지표 악화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의 연대는 강해졌고, 연대를 통해 힘을 얻는다는 목소리도 많았다. 취업준비생 강아무개(26)씨는 “최근 지에스(GS)25 포스터 사건 등 온라인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반발성 공격)가 거센데,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활발해진 페미니즘의 흐름에 반발하는 이들의 공격으로 느껴진다”라며 “하지만 절망하기보다 이런 백래시가 성평등 사회로 나가기 위한 진통이고, 우리가 변화하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강남역 살인사건 5주기를 계기로 백래시에 대한 비판과 한국 사회의 여성혐오에 대한 성찰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여성회는 “최근 페미니즘 리부트 이전 시기로 되돌리려는 백래시의 기운이 정치권, 기업 등에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시기를 버티고 있는 페미니스트들과 연대하고자 한다”며 온라인에 강남역 살인사건 5주기 추모공간을 열었다.

온라인 추모공간에는 16일 낮 4시 기준 3800여개의 포스트잇이 게시됐다. “여기 우리가 살아남은 세상은 아주 느리게, 천천히 변화하고 있다”, “더 나은 사회가 되는 과정에서 성장통이 오래 이어지겠지만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 “매일 들려오는 여성혐오 범죄 뉴스를 보며 때론 무력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여성이 ‘조심하지 않더라도' 살해당하지 않고, 피해자가 비난받지 않는 세상이 오는 그 날까지 투쟁을 계속할 것” 등의 다짐이 눈에 띄었다.

서울여성회는 오는 17일 저녁 7시와 8시 두 차례에 걸쳐 방역지침을 준수하는 오프라인 집회를 강남역 9번, 10번 출구 사이에서 벌일 예정이다. 이들은 온라인 추모공간에 게시된 메시지를 낭독하고 강남역 살인사건 피해자를 추모하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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