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티브이(TV) 비제이(BJ·인터넷 방송 진행자)에게 돈을 받고 시청자 접속 수를 조작해 준 일당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ㄱ씨 등 4명에게 징역형과 벌금형을 각각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ㄱ씨 등은 2018년 8월 아프리카티브이 비제이에게 시청자 수를 조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달라는 의뢰를 받고, 가짜 계정을 이용해 2~3초 간격으로 특정 비제이 방송을 클릭해 마치 여러 사람이 해당 방송을 시청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들은 그해 10월~12월 82차례에 걸쳐 2600여만원을 받고 아프리카 방송 시청자 수를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ㄱ씨 등은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특정 게시물이 검색 순위 상위에 노출될 수 있도록 하는 조작 프로그램을 판 혐의도 받았다.
1, 2심은 이들이 아프리카 방송 시청자 수를 조작한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ㄱ씨 등은 아프리카 방송 시청자 수 등을 조작해 달라고 의뢰한 사람들을 위해 컴퓨터 등 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해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시켜 인터넷 방송서비스 운영자들의 업무를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프리카티브이 운영회사의 시청자 수 산정업무를 방해했고 해당 서비스에 대한 불신을 초래했다”며 ㄱ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한 범죄 가담 정도에 따라 나머지 2명은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1명은 벌금 4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네이버 게시물 노출 순위를 조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판 혐의는 무죄로 봤다. 프로그램을 팔았지만, 실제 실행 여부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구매자들이 실제 네이버 게시물 조작 프로그램을 실행했는지에 관한 기록은 ㄱ씨 등의 데이터베이스 서버에 남아있지 않아 이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이를 확정했다.
손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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